동아시아 삼국에서는 예로부터 이 나무 L. indica의 꽃이 백일 간다고 하여 '백일홍'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현재 한국에서는 Z. elegans를 '백일홍', L. indica를 '배롱나무'라고 부른다. 역사ㆍ문화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3국은 L. indica를 백일홍이라고 불러왔기 때문에, 유독 한국에서 멕시코산 여러해살이풀(Z. elegans)을 '백일홍'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척 혼동을 가져오는 일이다. 게다가 평소에도 한국에서는 배롱나무를 두고 '백일홍'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고, 배롱나무의 "배롱"도 '백일홍'을 발음할 때 나는 소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니 더욱 헷갈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차라리 일본처럼 백일홍(L. indica)과 백일초(Z. elegans)로 구분하는 것이 낫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마찬가지 이유로 유통 쪽에서도 배롱나무를 '목(木) 백일홍'이라고 불러서 구분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배롱나무를 '자미(紫薇)'라고도 부른다. 자미는 '뭇 별들의 주인(萬星之主)'인 북극성을 가리키는데, 당나라수도 장안에 있는 황제가 사는 궁궐인 '자미궁(紫薇宮)'에 이 나무가 많이 심어졌다고 해서 그렇게 불려져 온 것이다.
요사이는 차츰 북쪽으로도 자람결이 올라가지만, 배롱나무는 남도 바다 마을하고 제주섬에서 고즈넉이 자라는 나무이다. “눈이 초롱초롱 빛난다”라고 여기고, “별이 초롱초롱 반짝인다”라고 느낀다.‘-롱’은 ‘알록달록’에 붙는 ‘-록’보다 부드럽고 밝은 결이다. ‘배롱나무’를 가리켜 ‘간지럼나무’라고도 일컫는다. 줄기를 살살 간질이면 파르르 떠는 몸짓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초롱·알롱·달롱·대롱’처럼 ‘-롱’은 가볍게 춤추는 모양새나 맑고 밝은 결을 나타낸다. “밝고 발갛게 초롱초롱하다”라고 할 적에, 제주에서는 ‘배롱배롱’이라는 사투리를 쓴다. ‘배롱거리다·배롱 하다·배롱 대다’는 남도와 제주에서 피어나는 말씨이니, ‘배롱나무’는 먼 나라에서 건너온 ‘백일홍(百日紅)’하고 다르다. 온날(100) 붉게 물드는 꽃인 ‘백일홍’하고 ‘배롱나무’는 하나도 안 닮았다. 우리말로 붙인 나무이름이니, 엉뚱하게 ‘목백일홍(木百日紅)’ 같은 한자를 끼워 맞추지 말자.
- 출처 : 나무위키 -
책에서 '배롱나무' 부분을 읽으며 어? 어디서 많이 봤는데? 싶은 꽃나무 사진을 보았다.
요즘 들어 눈에 많이 띄는 배롱나무. 알고 보니 우리 동네에도 제법 많다.
정원수로 많이 심어지는 목백일홍 아니, 나는 이제 이 나무를 헷갈림 없이 '배롱나무'라 부를 것이다.
목백일홍과는 전혀 다른 의미의 나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어쩜 우리나라 말씨는 이토록 귀엽고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배롱배롱' 이라니. 자꾸만 입속에 굴려보고 싶은 발음이다.
나는 엄청난 애국자도 아니고, 역사적인 지식도 부족하지만 모르면 이렇게라도 알아가면 된다.
배움에 있어 얼마나 편리한 시대에 사는지 모르겠다.
유홍준 작가님의 유명한 말씀.
"아는 만큼 보인다."
나는 아는 만큼 느낀다.
배롱나무를 아는 만큼 더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by. 예쁨
배롱나무의 진짜 아름다움은 한여름 꽃이 만개할 때이다. 배롱나무꽃은 작은 꽃송이가 한데 어울려 포도송이를 올려 세운 모양으로 피어나는데 7월이 되면 나무 아래쪽부터 피어오르기 시작하여 9월까지 100일간 붉은빛을 발한다. 그래서 백일홍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저 꽃이 다 지면 벼가 읽는다고 해서 쌀밥나무라는 별명도 얻었다. 탐스런 꽃송이가 윤기 나는 가지 위로 무리 지어 피어날 때면 그 화사함에 취하지 않을 인간이 없다.
본래 화려함에는 으레 번잡스러움이 뒤따르게 마련이지만 배롱나무의 청순한 맑은 빛에서는 오히려 정숙한 분위기마저 느끼게 되니 아무리 격조 높은 화가인들 이처럼 맑은 밝고 화사한 색감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