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미국 교수가 멀찍이 보는 미국과 중국이야기

고맙네, 고맙구려. - 독일 세미나 이야기.

by Dr Sam

올해로 두 번 째다. 독일에서 초청받아 세미나를 참여한 것이.

그 긴 여정이 어제, 성대한 Closing Ceremony와 함께 마무리됐다.

이번에는 더욱 뜻깊었다.

처음으로 우리 아이들과 함께한 공식 일정이었기에.

전쟁의 기운이 다 가시지 않은 아직도 포탄의 열기에 마음이 데어 먹먹한 우크라이나에서 온 한 학생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온 가족이 아빠 세미나 따라 같이 온 모습 너무 보기 좋아요. 그게 바로 제가 꿈꾸는 모습이에요”

그 한마디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2022년 2월,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전쟁의 검은 연기.

그 검은 연기가 아직도 피바람까지 일으키며 뒤덮고 있는 나라에서 온 학생에게 어떤 일상인들 꿈이 아닌 게 있으랴


총디렉터가 연설을 마무리하면서 말했다.

“여러분들의 나라에 평화가 가득하길 소망합니다.”

참 뭉클했다. 두 손을 합장을 하듯이 모아 간절히 소망했다.

이어서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만찬장으로 들어서는데, 내 세미나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나를 둘러쌌다.

“ 한 달 동안 너무 감사했어요. 같이 기념사진을 찍고 싶어요.”

하얀 피부의 친구, 검은 피부의 친구, 황색 피부의 친구…. 마치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그들과의 찰나가 영원이 되었다.


이어서 20대 스텝들이 같이 사진 촬영을 청했다.

50여 명의 학생들을 매일 성실히 인솔하고 전체 일정을 진행하느라 애쓴 스텝들에게 참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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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을 마치고 만찬장으로 들어서는 데,

멀리서 노랫소리가 들렸다.

아프리카에서 온 박사학생이 “We Are the World”를 부르고 있었다.

“There are people dying…”

그 구절이 흘러나올 때, 나는 출입구에 멈춰 섰다.

두 손을 모으고 따라 불렀다.

잠시 후, 우리 아이들도 내 곁으로 와서 함께 섰다.


비록 세상은 어쩔 수 없이,

하는 수 없이,

탈세계화로, 관세 전쟁으로, 러우전쟁으로, 가자지구 분쟁으로, 동북아시아 국지전으로 치닫고 있지만,

마치 7500만 명 이상을 죽음으로 몰고 간 2차 세계대전을 잊고, 지구의 반을 날려 버릴 3자 대전을 치르고 싶어 안달이 난 듯 극단으로 치닫는 이때에…

여기 모인 하얀 친구, 검은 친구, 황색 친구들은 함께 어우러져 빨주노초파남보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고 있다.

마치 맑은 하늘의 홍두깨 같은 천둥 우박을 동반한 소나기 사이를 가르고 등장한 무지개를 말이다.

오늘을 끝으로 전 세계로 흩어져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그들은 아니 우리들은 오늘 서로를 부둥켜안고 아름다웠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We are the World, we are the children. We are the ones who make a brighter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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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평화라는 말,

어느 누구에게는 진부한 신선놀음 같은 말,

그러나 또 어느 누구에겐

지하 벙커에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유일한 날,

너무 멀지 않은 그 언젠가,

그네들이 꿈꾸는 소박한 그 무언가 가

일상이 되는 축복이 가득하길.

고맙네 고맙구려

그네들의 용기와 밟아 짓이겨지지 않는 미소가,

오늘의 나를 또 한 번 일으켜 세우는구먼,

고맙네 고맙구려

나도 또 한 그루,

다음 세대를 위한 나무가 되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네.

그네들의 꿈꾸며 그리는 세상을 위해 한 손을 거들고 싶다네,

고맙네 고맙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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