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미국 교수가 멀찍이 보는 미국과 중국이야기

긴장된 9월, 지표와 금리 사이에서

by Dr Sam

9월 들어 미국 금융시장은 긴장 속에 움직이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지표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8월 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 근원 CPI는 3.0%를 기록하며 연준(Fed)의 목표치인 2%에는 여전히 못 미쳤다. 실업률은 4.2%로 소폭 상승했지만, 임금상승률은 3.8%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고용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이제 다음 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향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4.25~4.50%로, 20여 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연준은 금리 동결, 인하, 추가 인상이라는 세 갈래 길 앞에 서 있다. 그러나 단기적 지표만으로 방향을 결정하기에는 시야가 좁다. 중요한 변수가 하나 더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미국 정부가 부과한 대중(對中) 및 대외 관세 조치는 물가에 일정한 상승 압력을 줄 수밖에 없다. 다만 관세 효과는 즉각 반영되지 않고, 수입가격 → 생산자물가 → 소비자물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통상 몇 개월의 시차를 가진다. 따라서 그 영향은 10~11월 CPI 데이터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지금 금리를 서둘러 인하한다면, 연말 이후 물가가 재차 오르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연준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사적으로도 연준은 위기 때마다 극적인 조치를 취해왔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장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경기 회복을 도왔지만, 동시에 자산 가격 버블과 불평등 확대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2020년 팬데믹 때는 신속한 금리 인하와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충격을 줄였으나, 이후 인플레이션의 불씨를 되살린 측면이 있다. 그리고 2022년 이후 이어진 공격적 긴축은 물가를 어느 정도 진정시켰지만,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 위축이라는 새로운 그림자를 만들고 있다. 이번에도 연준은 과거의 경험을 반추하며,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이라는 원칙을 지키려 할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마치 중요한 시험을 앞둔 학생의 마음과도 같다. 교과서를 모두 읽은 듯하지만, 정작 시험문제는 당일 아침이 되어야 알 수 있다. 9월의 지표는 예고편일 뿐, 본편은 아직 남아 있다. 관세 효과가 반영될 가을의 CPI가 본격적인 시험지가 될 것이다.


따라서 다음 주 FOMC의 결정은 단순한 금리 수준 조정이 아니라, 연준이 어떤 시간표와 판단 기준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될 필요가 있다. 시장은 동결을 예상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고 싶어 하지만, 연준은 여전히 “확인 후 행동”이라는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조급한 기대 대신 차분히 데이터를 지켜보는 것이 지금의 긴장된 시기에 필요한 자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한국인 미국 교수가 멀찍이 보는 미국과 중국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