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미국 교수가 멀찍이 보는 미국과 중국이야기

안식년에 글을 쓰다.

by Dr Sam

어렸을 때 어머니가 늘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 네가 어렸을 때는 하도 순해서 울지도 않았어.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도 울지도 않아서 벙어리인가 걱정했던 적도 있었단다."

강인해서 울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순했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중년의 나는 요즘 예배시간만 되면 눈물이 흐른다. 딱히 괴로운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를 괴롭게 하는 이도 없는 말이다.


종신교수가 되기 전에 연구에 몰두했을 때, 이따금씩 모국어가 그리웠다. 세종대왕께서 끔찍하게도 아끼시던 그 녀석 한글이 참 그리웠다. 그래서 친구의 권유로 온라인 글 쓰는 소모임을 알게 되었고, 영어로만 글을 쓰던 나에게 다시금 한글과 사귀며 이런저런 글들을 한글로 내뿜었다. 서로 격려하며 글을 쓰는 고등학교 때 문예반 같은, 서로 울며 함께했던 중고등학교 때 교회의 문학의 밤을 준비했던 것 같은 소그룹이 그리웠나 보다.


난 문학작품을 쓰는 작가가 아니다.

오히려, 경제 관련 연구나 글을 쓰는 학자이다.

제법 좋은 저널에 논문이 게재되기도 했고, 많이 인용되어서 탑리스트에 오르기도 한 유명하진 않아도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연구해 나가고 있는 경제학자이다.


하지만, 종신교수가 된 후, 안정된 삶의 틀을 깨고 뭔가 의미 있는 새로운 도전될 만한 일을 하고 싶었다.

지식인들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경제와 금융을 보다 진입장벽은 낮지만 전문적으로 기술하면서도 군데군데에 경제 철학적 사고를 통해 여전히 우리는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인간들임을 촉구하는 문학과 철학에 기반을 둔 경제글들을 나누고 싶었다.


그러던 중, 한국의 한 출판사를 만나게 되었고, 다음 주에 집필 계약을 앞두고 있다. 설렌 다기 보다 책임감과 적당한 스트레스가 뒷 목을 감싸지만, 그래도 잊지 말아야 할 경제 철학에 대해, 돈을 가지는 일보다 돈을 다스리는 일이 행복의 시작임을 나눌 책을 집필함에 설렌다.


다음 주엔 요세미티 국립공원 근처 대학으로 출장을 간다. 좋은 쉼을 가지며 좋은 생각으로 내 내면을 가득 채우고 싶다.

죽는 날까지 "옳음"을 추구하는 의롭고 이름 모를 경제학자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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