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미국 교수가 멀찍이 보는 미국과 중국이야기

2025년 9월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by Dr Sam

금리의 온도, 경제의 체온계


2025년 9월 17일 가을의 문턱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시금 금리 인하 버튼을 눌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0.25% p 낮춰 4.00~4.25% 범위로 조정했다. 숫자 하나 바뀐 것 같지만, 이 작은 변화 속에 세계 경제의 긴장과 숨결이 담겨 있다. 금리란 마치 체온계와 같다. 조금만 오르거나 내려도 사람의 건강이 달라지듯, 금리의 방향은 가계의 호흡, 기업의 투자, 나라의 성장에 영향을 준다.


성장 둔화, 그리고 고용의 그림자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성장의 둔화와 고용시장의 약화가 있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고용 증가세가 한풀 꺾이고 실업률은 조금씩 오르고 있다. 성장의 엔진이 예전 같지 않다는 신호다. Fed는 이 흐름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았다. 금리를 내려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고, 경기의 숨통을 틔우려 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물가는 목표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조금은 높다”는 표현 속에는 중앙은행의 진단과 조바심이 동시에 녹아 있다.


인플레이션, 꺼지지 않는 불씨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다. 물가 상승은 여전히 Fed의 발목을 잡는다. 소비자는 체감한다. 장바구니 물가가 떨어졌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관세와 공급망 불확실성 같은 외부 변수도 여전히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번 금리 인하는 단순한 경기부양이 아니라, 물가와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고심의 산물이다. 일종의 위험 관리적 성격이 강하다.


반대의 목소리, 그리고 데이터의 힘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일부 위원은 “더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그만큼 경제를 보는 시각이 엇갈린다는 뜻이다. 금리 정책은 언제나 미래를 향한 도박에 가깝다. 오늘 내린 결정이 내일 옳았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결국 Fed(미중앙은행)도 하나의 나침반일 뿐, 경제라는 바다는 데이터라는 파도 위에서 늘 출렁인다. 그래서 그들은 반복한다. “앞으로 나올 지표를 주의 깊게 보겠다.” 금리는 결국 데이터가 부르는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몸짓이다.


한국과 우리에게 주는 울림

이 금리 인하의 메아리는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도 닿는다. 원화 환율, 외국인 자금의 유입과 유출, 우리 가계의 대출 이자까지 영향을 받는다. 학생 대출을 갚는 대학생, 전세자금을 마련하는 청년, 그리고 투자 결정을 앞둔 기업들 모두에게 금리 변화는 피부에 와닿는 현실이다. “글로벌 경제는 연결되어 있다”는 말은 추상적이지 않다. 뉴욕의 금리 조정은 서울의 삶에도 파문을 일으킨다.


오늘 FOMC의 결정은 단순한 금리 인하가 아니다. 그것은 세계 경제의 체온을 가늠하는 또 하나의 지표이자,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리듬을 보여주는 신호다. 금리는 숫자지만, 그 숫자 속에는 인간의 삶과 불안, 그리고 희망이 들어 있다. 경제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이 숫자와 삶의 연결고리를 읽어내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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