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미국 교수가 멀찍이 보는 미국과 중국이야기

미국의 히든카드? 중국의 히든카드?

by Dr Sam


지난주 금요일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발언으로 주식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진 후, 어제 뉴욕증시는 반등을 했다.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 또는 겁먹는다."는 뜻)을 연상시키듯, 내년 중간 선거 전에 경제를 후퇴(?)시킬 순 없으니 지난 주말 동안 시장을 달래기 급급했고, 그래서 어제는 뉴욕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사실상 미중전쟁 2막이 오른 지금, 미국이 가진 카드는 몇 개나 될까? 관세? 그다음은....? 사실상 관세 말고는 사진카드가 동맹국을 찔러서 중국을 고립시키는 것이 전부인 미국은 트럼프 1기 때 항복하던 중국의 태도가 현재 트럼프 2기 무역전쟁에서 사뭇 달라졌음을 느꼈을 것이다.


미국은 언제나 '관세'라는 전통적 무기를 꺼내 든다. 100% 관세 부과, 수입제한, 보조금 규제, 기술 수출 통제 등 무역에 관한 정책 등 - 이런 정책들은 단기적으로 '정치적 메시지'에 강력하지만, 근본적 경제 구조를 흔들지는 못한다. 관세는 마치 단기전의 폭탄과 같다. 그만큼 정치학적으로도 미국은 단기적으로 승부를 내야 한다는 뜻이고, 중국은 공산당이라는 일당체제아래서 그것보다 더 많은 장기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희토류 카드 - 첨단 산업의 핏줄을 쥐다.

지난주에 중국이 새로운 희토류 정책을 발표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의 약 60-70%를 생산하고, 정제 과정의 90% 이상을 통제한다. 이 수치는 각기 보고마다 다르다. 그만큼 집계도 어렵다. 중국만 이 자원을 소유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정제 과정이 쉽지 않고, 그 과정에서 초래되는 환경오염 때문에 선진국에서 정제해 내기가 쉽지 않다. 미국에도 희토류가 있지만, 어느 미국 사람이 희토류 정제하는 일을 하려 할까? 고임금이면 가능할지도 그러니 생산성은 떨어질 테고, 그렇기에 더더욱 단기간에 중국 희토류를 대체하는 대책이 전무하다. 이 금속들은 전기차, 반도체, 군수산업 등 현대 산업의 혈관을 이루는 핵심 소재다. 중국이 수출 규제만 강화해도 글로벌 첨단산업의 공급망은 즉시 흔들린다. 이것이 ‘자원 무기화(Resource Weaponization)’의 가장 단순하고도 강력한 형태다.


공급망 카드 - 세계 제조의 관제탑

중국은 단순한 '공장'이 아니다. 세계 제조 공급망의 허브이자 관제탑이다. 만약 중국이 자국 내 생산 비중을 일부 줄이고, 동남아·중동 등으로 공급망을 재배치한다면,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다시 치솟을 것이다. 미국 중국이란 세계의 제조공장 없이 어떻게 다가오는 핼러윈과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낼 것인가?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China+1’ 전략에서 ‘China as core + regional satellites’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탈 중국”이 아니라 “중국 중심의 확장”이다. 2001년 WTO가 중국을 받아준 이후로 25년이 흘렀다. 중국에는 이미 5만 개가 넘는 미국회사가 있다. 칼로 자르듯 결혼한 남녀가 이혼할 수 없이 자녀양육 문제를 그 둘 사이에 남겨두듯, 미중 경제공동체가 서로를 떼어놓고 자립하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견제로 독자 개발을 선언하고 상당한 진척을 이루었고 과학기술 관련 특허와 논문 게재에서도 미국을 넘어선다. 현직 교수인 아이 친구의 아버지와 대화에서, 자신이 은퇴하기 전에 트럼프 정부 때 삭감된 과학기술 부분 투자가 다시 제자리를 찾는 것을 못 볼 것 같다고 심경을 토로하더라. 여하튼, 중국은 기술굴기로 점차 미국의 기술제재망을 뚫어내고 있지만, 미국은 중국이란 제조 공장 없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견딜 것인가?


소비시장 카드 - 14억의 방패

14억의 인구의 내수시장은 세계 기업들에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무대다. 또한 중국인들의 소득 증가로 그들의 소비력은 가공할만하다.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럭셔리 소비는 전 세계 럭셔리 소비의 약 22-24% 수준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것이 유럽의 수많은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와 호소에도 중국과 협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더구나 많은 유럽국가들이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그렇기에 더욱더 경제성장의 동력을 위해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중국이란 14억의 시장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고 밸류의 덫 - 취약해진 미국 자본시장

오늘의 미국은 “부자 나라의 피로”를 앓고 있다.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모든 자본시장이 고 밸류(high valuation) 상태에 놓여 있다.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은 팬데믹 버블 수준을 회복했고, 대도시의 주택가격은 실질소득 대비 40% 이상 과대평가되어 있다. 비트코인은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닌, 또 하나의 ‘위험자산’으로 움직인다. 이런 구조에서 경기 침체나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큰 타격을 받는 쪽은 오히려 미국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여전히 국가 주도의 금융통제, 내수 중심 산업정책, 외환 비축이라는 방화벽을 갖고 있지만, 미국은 과열된 자산시장과 부채 중독 구조 속에서 충격 흡수 여력이 제한적이다.


정치적 안정성의 비대칭성

경제적 불안정 위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친다. 트럼프 행정부의 복귀 이후 미국은 내부 분열의 그림자와 함께 다시 강경한 이민정책, 보호무역, 그리고 “미국 우선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 정치의 4년 주기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의 연속성이 흔들리고, 더구나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는 단기간에 “경제적 안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정치적 압박 속에 있다. 따라서 그의 대(對) 중국 제재 카드는 구조적 전략이라기보다,
“시간을 벌기 위한 전술”에 가깝다.

반면 중국은 다르다. 체제적 안정성과 ‘인민의 인내’라는 자산을 갖고 있다. 중국 특유의 중화사상과 “대국의 장기전”이라는 인식 속에서, 단기간의 경기 둔화는 국가적 인내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얻기 어려운, 일종의 정치적 완충력이다.


미국의 관세는 단기 정치의 폭탄이고, 중국의 카드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무기이다. 미국은 여론을 위해 불꽃을 터뜨리지만, 중국은 체제를 위해 불씨를 지핀다. 결국 이 전쟁의 승패는 누가 더 큰 소리를 내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견딜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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