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미국 교수가 멀찍이 보는 미국과 중국이야기

‘America First’의 진짜 주인공은 누구인가

by Dr Sam

오늘은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신 폴 크루그먼의 칼럼(10월 17일 2025년 발행)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원문은 다음 링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https://open.substack.com/pub/paulkrugman/p/america-first-no-billionaire-buddies?r=5h0u6s&utm_campaign=post&utm_medium=web&showWelcomeOnShare=false



폴 크루그먼은 최근 칼럼에서 “America First(미국 우선)”라는 구호가 실은 “Billionaire Buddies First(재벌 우선)”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국익을 명분으로 펼치는 경제정책이 사실상 금융 엘리트와 대기업의 이해를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 대표 사례로 아르헨티나의 금융 위기 지원을 들었다. 2024년 기준, 미국이 주도하는 IMF는 아르헨티나에 440억 달러(약 60조 원) 규모의 대출을 승인했다. 공식 명분은 “경제 안정과 인플레이션 억제”였지만, 실상은 아르헨티나 국채를 보유한 헤지펀드와 미국계 금융기관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구제금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의 물가는 2024년 한 해 250% 폭등했고, 실질임금은 30% 이상 하락했지만, 해외 채권자들은 손실 대부분을 회수했다.


크루그먼은 이 상황을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당시에도 미국과 국제금융기관은 “구제금융”을 내세웠지만, 그 혜택은 위기에 빠진 국민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회사에게 돌아갔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붕괴 이후, 미 정부의 7000억 달러 규모의 TARP(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 자금은 월가를 살렸지만, 수백만 명의 서민 가정은 집을 잃었다.


그는 또 하나의 모순을 지적한다. 미국은 해외에는 거액을 지원하면서 정작 국내 복지 예산은 축소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2025회계연도 예산안에서 국방비는 전년 대비 4% 늘어난 반면, 교육·보건 예산은 평균 1~2% 삭감됐다. 그 결과, 2024년 현재 미국 상위 1%가 전체 부의 33%를 차지하고, 하위 50%의 실질소득은 30년째 정체돼 있다(연방준비제도·세인트루이스지점 자료).


크루그먼은 “국익”이라는 말이 국민의 삶을 지키는 명분이 아니라, 특정 기업과 금융자본을 보호하는 방패로 쓰이는 현실을 비판한다. “America First”가 아니라 “Billionaire First”라는 냉소가 나오는 이유다.


그는 말한다. “진정한 애국심은 부자 친구들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국민 다수의 안정된 삶을 보장하는 것이다.” 국가의 번영은 상층부의 이익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 위에 세워질 때 지속 가능하다. 지금 미국의 정책은 그 기본을 잊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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