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eauty; 특허를 냈다고 끝이 아니다.

나르카의 권리확인심판을 살펴보며

by 텐텐

한국의 K-beauty가 전성기라고 한다.


한국의 화장품 시장은 5.4%의 연평균 성장률로 2034년까지 약 2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기준으로 한국에는 4,567개의 화장품 제조업체가 있고,

31,524개의 책임판매업자가 있으며 브랜드 수는 그보다 더 많다.


세상에 그렇게 많은 화장품이 있나? 하고 생각이 들겠지만,

(네..정말 어마무시하게 많습니다.)


한때 화장품 거의 모든 브랜드를 전수조사하듯 써보고 체크해야 했던 일이 있어서 그 수많은 화장품 브랜드를 마주하였을 때 내가 느꼈던 당혹감은 지금도 형언하기 힘들다.

올리브영에만 해도 많고, 뭐 거기에 마트 브랜드, 온라인으로만 파는 브랜드 정도 더 해진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세상에는 정말 코덕이라고 자부하는 나조차도 모르는 브랜드들, 그리고 지금 어디선가 새롭게 개발하고 있을 브랜드들까지 끊임없이 쏟아진다.


IMG_4714.jpeg 당시 다 까봐야했던 화장품들,,



Nothing new under the sun 이라고 대표님이 가끔 하는 말을 생각해보면,

사실 이 많은 화장품의 홍수 속에서 가끔 지치기도 하다.

스타벅스에서 일해보면 스타벅스가 싫어진다는 말처럼,

나도 화장품을 좋아하는 코덕에서 그쳤어야 했다.



뷰티와 관련된 다양한 소비재 일들을 하게되면,, 정말 나중에는 피로감이 느껴지고

유튜버들이 매번 좋다고 소개하는 아이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광고성인게 느껴지면서 피곤하고,

이젠 안믿는 단계까지 이른다.


(실제로 화장품개발도 참여했었던지라,

원가를 보고 성분을 보고 그에 비해 과한 마케팅이라면

더 엄격한 시선으로 보게 되는것 같다)





화장품 업계 내노라하는 대표님들이 가끔 밋업하는 자리가 있는데,

그 자리에서 보면 "내가 원조지~" 라는 경쟁이 은근 있다.

그게 색조일수록 조금 더 세다.


색조나 헤어와 같은 곳은 '금형'으로 결정되는 특이함,

정체성을 포함하는 디자인에서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비슷한 디자인이면 내용물을 떠나

어 나 따라한거 아냐? 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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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형: 화장품 용기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틀

사출성형과 같은 공정을 통해 원하는 형태의 용기를 제작한다.

화장품 금형은 사출성형과 함께 사용되며,

이 과정에서 플라스틱 수지를 액체 상태로 녹여 금형 안으로 밀어 넣고 굳혀서 용기를 만든다.




우리가 지금 당연히 사용하고 있는 쿠션 파운데이션도,

아모레퍼시픽이 최초로 개발한 제품이다.

2008년 IOPE Air Cusion을 출시했고,

세계 최초의 쿠션타입의 파운데이션이라 이 쿠션을 출시로

파운데이션의 한 장르를 새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IMG_1748.jpeg 트윈케익이라고 들어는 보았나, 트윈케익의 올드함이 지금은 모두가 사용하는 쿠션이 되기까지의 여정.


아이오페 에어쿠션은 특허 보호를 통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렸으며,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기술 확산과 수익 창출을 동시에 달성했다.

화장품 산업에서 제품 형태와 기능을 결합한 혁신이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기술 혁신에 대한 적극적 지식재산권 확보의 중요성을 입증한 예다.


그치만 특허등록만 하면 다 보호받을 수 있나?

특허를 냈다고 하더라도,

법원이나 심판위원회가 그 디자인이 기존 공지된 디자인들과 충분히 차별화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경우,

권리확인심판에서 패소할 수 있다.

이하는 그러한 예시로 최근 일단락된 나르카 NARKA 헤어브러시 사례로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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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나르카 Narka 브랜드의 헤어 마스카라가 선풍적 인기였다.

성수동 MZ를 중심으로 어떻게 힙하게 스타일링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스타일링으로 헤어제품을 연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


그치만 역시 한 화장품이 톡톡하게 잘하는 경우

쉽게 카피하는 사람들도 생긴다.

화장품 하나 만드는데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이 들기도 하고,

나르카가 이미 시장의 반응을 테스트했기에

이건 따라만 하면서 가격만 경쟁력있게 가져간다면,

나르카보다 싼 값의 어떤 브랜드의 아이템을 사는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득일 수도 있다는 점을 노린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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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카의 듀얼 솔대 기술은 독창성으로 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화장품 용기 디자인의 유사성 판단 기준은

부분적 요소보다 전체적 미감의 중요성을 중심으로 본다.


2006허4673 심결 사례에서도 특허심판원은 "디자인의 유사 여부는 구성 요소를 분리하여 개별적으로 대비할 것이 아니라, 외관을 전체적으로 대비 관찰하여 상이한 심미감을 느끼게 하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통상의 소비자 관점에서 미감적 가치의 유사성을 중요시했다.

즉, 세부적 차이보다 전체적 미감의 유사성이 중요하며, 제품의 주요 특징(dominant features)이 소비자 주의를 끄는 경우 해당 부분의 유사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는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오늘날 화장품 시장에서 디자인 특허는 단순 미적 요소를 넘어서 기능적 혁신과 결합된 제품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디자인 특허는 제품의 외관뿐만 아니라 사용성, 기능, 그리고 생산 공정에 대한 혁신성을 평가받게 되는데, 이러한 평가 과정에서는 ‘금형 제조 공정’과 같은 제조 측면의 요소가 디자인의 창의성과 차별성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외에서는 특히 미국(USPTO)와 EU(EUIPO)에서 제품 디자인의 기능적 요소가 보호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미국 / USPTO는 기능적 요소가 디자인의 본질적 부분일 경우, 디자인 특허로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EU / EUIPO에서는 T-488/20 판결문을 통해 기술적 기능에 의해 단순히 기존 공정으로 쉽게 구현이 가능한 디자인은 보호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확히 하고 있다. 즉, 도금 용기와 같이 단순 기능적 요소가 중시되는 경우, 해당 디자인이 “기능에 의하여 결정된” 요소로 인해 무효화된 사례들이 다수 보고된다.


디자인 특허는 디자인권의 보호범위가 청구범위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설명서 및 도면에 기재된 제조 공정—특히 금형 제작 공정—이 디자인의 독창성과 차별성 판단의 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다. “디자인권의 보호범위는 청구된 디자인의 외관에 의해 정해지며,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 등을 참작해야 한다.”




나르카의 이 분쟁은 어떻게 일단락되었는가


디자인등록 제1230398호와 관련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의 심결문이 최근 나왔다.


이 사건의 중심 쟁점은

(1) '헤어용 마스카라 브러시'에 대한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디자인이 유사한지 여부, (2) 확인대상디자인이 비교대상디자인들로부터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는 자유실시디자인인지에 관한 여부


자유실시디자인은 공지된 디자인이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쉽게 실시할 수 있거나 창작수준이 낮은 디자인을 의미한다.



기초사실: 등록디자인(제1230398호)은 '헤어용 마스카라 브러시'로, 2023년 2월 24일 출원되어 2023년 9월 1일 등록되었다. 확인대상디자인은 동일한 명칭의 제품에 대한 것.


청구인(달리프 주식회사)의 주장: 등록디자인은 공지된 여러 비교대상디자인들과 유사하여 권리범위가 인정되지 않는다. 확인대상디자인은 비교대상디자인들에서 쉽게 실시 가능한 자유실시디자인에 해당한다. 확인대상디자인과 등록디자인은 색깔에서 차이가 나므로 비유사하다.


피청구인(주식회사 언커먼홈)의 주장: 등록디자인은 브러시 부분의 세부 형상에서 비교대상디자인들과 비유사하여 신규성이 있다. 확인대상디자인은 등록디자인의 모방이며, 비교대상디자인들을 변형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디자인의 전체적 형상과 채색 구도가 동일하므로 유사하다.


주요 쟁점: 확인대상디자인이 비교대상디자인들로부터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는지 여부. 디자인 보호법상 등록디자인의 권리 범위에 속하는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등록디자인의 보호범위는 그 출원 전 공지된 디자인을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쉽게 실시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된다. '쉽게 실시할 수 있는 디자인'은 공지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모방하거나, 상업적·기능적으로 변형한 디자인을 의미한다.


판단 및 결론: 확인대상디자인은 비교대상디자인들로부터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는 자유실시디자인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다. 따라서,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결론. 즉, 나르카의 모방 주장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디자인 특허의 보호 범위를 결정하는 데 있어 '전체적 관찰' 원칙을 적용하지 않고,

비교대상디자인들로부터 쉽게 실시할 수 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판단했다고 본다.

이는 세부적인 차이보다는 디자인의 창작 수준과 독창성에 대한 평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볼 수 있다.


(1) 전체적 외관 유사성: 기존의 판례에서는 전체적 외관의 유사성 및 소비자 관점에서의 혼동 가능성이 디자인 특허 침해 판단의 주요 기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이러한 접근보다는, 공지된 디자인들로부터 쉽게 실시할 수 있는지 여부에 중점을 두어 판단했다.


(2) 금형 제작과 신규성: 금형 제작은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며, 기존의 금형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새로운 금형을 제작하는 것은 큰 투자이며, 따라서 혁신적 디자인에 대한 적극적인 특허 보호가 필요한것은 사실이다. 이번 판결은 확인대상디자인이 비교대상디자인을 쉽게 변형하여 만들 수 있다고 보았으므로, 신규성과 독창성에 대한 요구가 충분히 충족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진다.


결론적으로, 이번 판결은 '완전히 새로운' 발명보다는 '충분히 독창적인' 디자인 보호라는 디자인 특허의 본래 목적과 일치한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비교대상디자인들로부터 쉽게 실시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어 권리 범위에서 제외되었다. 이는 디자인 특허가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보호하는 데 있어 창작 수준에 대한 높은 기준을 요구함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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