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

야경이 정말 아름다운 도시

by John Hwang

서울은 이름부터 정말 아름다운 도시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서울이 지금의 이름이 아닌 '한양', 혹은 '한성'처럼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아름다운 도시로 생각되었을까 싶다. 도시의 이름이 순우리말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도 우리나라의 수도인 도시가, 정말 애정이 많이 가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살고 싶은 도시이다. 그렇다, 내 소개를 '런던과 서울을 오가는 남자'라고 적긴 했지만 사실 나는 서울 시민은 아니고, 서울에 있는 수많은 위성도시 중 하나에 살고 있는 남자이다. 무튼, 서론은 이만큼만 하고 본론인 '야경이 정말 아름다운 도시'인 이유에 대해서 한 번 내 생각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어떤 외국인 관광객이 나에게 서울을 상징할 수 있는 사진 한 장을 보여달라고 한다면, 나는 빛이 환하게 들어온 고층 건물과 조명이 아름답게 켜진 광화문을 모두 담고 있는 사진을 보여줄 것 같다. 단순히 빛이 환한 마천루로 가득 찬 강남을 보여준다면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해서 한옥만을 보여준다면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루어낸 우리나라의 경제적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광화문, 그것도 그 도시의 야경을 정말 좋아한다. 광화문은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장소이자 대한민국 제1의 랜드마크이기 때문이다.

20220815_200741.jpg 광화문 광장에서 광화문을 바라보며 찍어보았다


내가 어렸을 때는 집에서 광화문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 버스가 사라졌기 때문에 시내버스를 타고 5호선의 모 역으로 이동하여 광화문까지 전철로 이동해야 한다. 그렇지만 지하철로 와서 좋은 점도 있는데, 지하철로 오면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의 편차가 적을뿐더러, 3번 출구로 나가는 도중에 있는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예전에는 3번 출구 밖으로 나가는 계단 앞에 앉아서 달고나를 파시는 할머니께서 계셨는데, 지금도 장사를 계속하시는지는 잘 모르겠다. 요즘은 책을 휴대폰으로 주문해서 구매하기 때문에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지 않은지도 벌써 5개월이나 되었다.


생각해 보면 광화문 광장에서 주변의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고 하면, 광화문과 여러 건물들을 한 화면에 담는 것은 파노라마 모드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거의 불가능하다. 광화문은 북쪽에 있고, 신문사 등 고층 건물들은 남쪽에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광화문 주변의 사진을 보여주고 싶어도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은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보여줄 수가 없다... 아무래도 드론을 날려서 촬영하거나, 헬리콥터를 타고 상공에서 촬영해야 내가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번에는 파노라마 모드를 활용해서라도 한 번 찍어봐야지.


서울에서 유명한 어떤 스폿을 가서 사진을 찍지 않더라도, 저녁 혹은 밤에 돌아다니면서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예쁜 모습들을 많이 담을 수 있다. 나는 경기도에 살기 때문에 지하철 막차가 조금 빠른 편인데, 그 막차를 놓치게 된다면 밤늦게까지 다니는 광역버스를 타기 위해 지상으로 나와 버스를 기다리곤 한다. 서울역이나 충정로 뭐 이런 곳에서 말이다. 그 늦은 밤 시간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퇴근을 한 후의 시간이므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건물에 빛이 환하게 들어온 야경과는 좀 다르지만 나름대로 불이 건너 건너 켜져서 운치 있는 야경을 볼 수 있곤 하다. 오히려 그런 순간들이 더 자연스러워서, 그것을 카메라 속에 담으면 더 마음에 드는 사진이 찍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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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다양한 야경을 자연스럽게 담아보고 싶었다


그러고 보면 난 늦은 밤 서울을 친구들과 함께 놀러 다니기 위해서만 가보았지, 그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는 가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1만여 장이 넘는 사진이 찍힌 갤러리를 뒤져보아도 예쁜 서울의 야경을 담은 사진을 찾기가 정말 어려웠다. 물론 지난 상반기 동안 영국과 유럽 각지에 있었기 때문에 서울의 사진을 찍을 수 없었기도 하지만 말이다. 내년 2월이면 학교 통학의 편의성을 위해 나 혼자 서울로 거취를 옮긴다. 우리 가족 나머지는 동생의 결정에 따라 거취를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하나, 아무래도 나만 서울로 가는 것은 기정사실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서울의 여러 가지 아름다운 모습들을 한 번 휴대폰 카메라에 담아보고자 한다. 분명히 내가 휴대폰 화면만 쳐다보느라 놓친 풍경들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 런던과 서울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서, 두 도시의 이야기를 풀기 위한 소재가 고갈되면 잠시 외전 형식으로 다른 도시들도 다루어보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다뤄보고 싶은 도시는 에든버러(Edinburgh), 오사카(Osaka, 大阪), 세비야(Seville), 그리고 레이캬비크(Reykjavik) 정도이다. 모두 개성 넘치는 매력들이 있는 도시들이라서, 한 번 내가 찍었던 사진들과 함께 풀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29/12/2024, Written by John 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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