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아

버티는 기술_소중한 친구

by 안나

직장에 가장 친한 친구가 있다.

늘 내 고민을 먼저 알아채고,

사건이 하나 터지면 나보다 더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해 주는 사람.


나는 힘들 때마다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업무 이야기, 조직 이야기, 사람 이야기.

그는 늘 결론을 내리기보다

끝까지 들어주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이렇게 해라”라고 말한 적이 없다.

부탁한 적도 없다.

대신

그저 곁에 있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나는 늘 마음속으로

“언젠가 꼭 갚아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 고민이 우연히 지인에게 전달됐고,

그 친구의 아들이 취직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나는 그 친구에게

말로써 부탁한 적이 없다.

그 친구도 나에게

말로써 부탁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서로를 움직였다.


선배 언니가 그러더라.

“너희는 필리아야.”


존중하고,

잘되길 바라며,

서로를 소유하지 않는 관계.


나는 생각한다.

내가 여기까지 버텨온 건

능력 때문만은 아니다.


누군가 한 사람이

내가 무너지지 않도록

조용히 붙잡아 주었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오래 버티는 사람은

혼자 버티는 사람이 아니다.


곁에 한 사람이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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