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어깨 렌탈

by homeross

오늘 아침 회사로 가는 셔틀버스에

몸을 실었다.


옆에는 어느 여성분이 먼저 타고 계셨는데

피곤하셨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가수면 상태에 빠지셨고

곧이어 렘수면 상태에 돌입하는 듯 보였다.


그녀의 고개는 마치 상모꾼 마냥

빙글빙글 돌더니 내 오른쪽 어깨에

살포시 착지했다.


착지의 순간에 나는 무언가

액션을 취해야 했다.


어깨를 움츠리던

가볍게 머리를 밀어내던

자세를 바꾸던 했어야 했는데

나는 그러지를 못했고

곧이어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지금이라도 밀어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회사까지 내 오른편

어깨를 머리 거치대로 제공해야

하는 것일까?


혹여 긴 시간 함께 가야 하는데

서로 민망해지지는 않을까?


그리고는 곧이어 지난 시간이

후회됐다.


처음 그녀의 머리가 어깨에

안착한 그 순간 그 타이밍에

아무것도 못한 나 자신을


결국 그냥 나도 눈을 감고

가수면에 접어들었다.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는 모두

타인에게 어깨 한쪽을 빌려주는

너그럽고 아름다운 세상이었다.


각박한 세상에 잠시

어깨 한편 렌탈 해준들 어떠하랴

닳는 것도 아닌데


오늘 아침은 그렇게

타인에게 어깨를 빌려주며

당황스럽고도 관대하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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