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무더위에 운동을 쉬었다.
운동을 쉬면 적게 먹어야 하지만
나는 정반대로 입이 터져 (가을 탓)
아귀처럼 무엇이든 덥석 덥석 삼켰다.
내 바지 단추는 비명을 질러댔고
나의 멘털은 불어버린 뱃살을 견디지
못해 터져 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다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먹은 것 만으로 끝이었다.
오늘까지만 쉬어야지 오늘까지만 먹어야지
그렇게 묘비명에 새겨질 것 같은 어느 날
나와의 싸움에서 늘 패배해
또 다른 내가 승리의 도취된 틈을 타
기습 운동을 시도했다.
시작이 어렵지 우선 마음을 먹고 나오고 나니
머릿속에 계획했던 10KM 달리기를 하고 나서
땀으로 범벅이 된 채로 집으로 돌아오는 나의 모습은
마치 개선장군의 그것과 같게 느껴졌다.
다시 시작하는 것은 처음과 같다.
아니 그것보다 더 힘든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도 나와의 승부가 기대된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명승부일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나의 묘비명은 아래와 같지 않을까 싶다.
"평생을 자신과 싸우다 지쳐 여기 잠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