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미화된 기억

by homeross

마음속 자리에 당신이 떠난 후

그 자리는 비어지지 않고

미화된 기억이 채워졌다


세상 무엇보다 미웠던 이별도

차가웠던 당신의 마지막도

현실의 벽 앞에 놓쳐버린 그대의 손도


미화된 기억 앞에

그저 보고 싶은

아름다운 그리움으로 남았다


그대가 없어도 기억은 남아

이미 주인이 있는 자리가 되어버린

한구석은 문득 나를 멍하게 한다


당신과 함께한 계절의 냄새

웃음소리 함께 느끼던 한줄기 바람

떨리던 가슴과 벅차오르던 행복


그저 조용히 멍해진 채로

마음속 그대를 꺼내보고선

미화된 기억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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