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술장난 02화

[버번] 에반윌리엄스 BiB

목젖 타격가

by homeross

가끔 세상에 치이고 사람에 지쳐 스트레스통이 가득 찬 그때

매운 닭발이나 마라탕 같이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싶어질 때가 있는데

술도 다르지 않게 목 넘김이 부드러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술이 당기는 날이 있다면

입안이 얼얼하고 혀에서부터 시작된 불길이 내 식도와 위장으로 향하는 길을

내비게이션 마냥 정확하게 알려주는 그런 화끈한 술이 생각 나는 날이 있다.


바로 요 녀석 에반윌리엄스 BIB라는 녀석이 나에게는 그런 위스키이다.

미국 버번위스키 중에서 판매량이 높은 에반윌리엄스(43%)의

강화판 같은 녀석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은데

우선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맛은 캐러멜과 같은 향기의

달콤한 맛이 기본으로 깔려 있지만 이 녀석은 목젖을 탁! 하고

쳐주는 특유의 타격감이 웬만한 UFC 타격가를 압살 할만한 실력가이다.


에반 윌리엄스 BIB / 50% ALC.


우선 가격은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세일가로 3만 9천 원 정도에 구입했던 것 같은데 용량이 자그마치 1L!

50%의 도수가 가져다주는 묵직함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진하고 풍부한 맛으로

술이 약하신 분들은 탄산수 나 토닉워터와 섞은 하이볼 또는 콜라를 섞은 버번콕

만들어 먹으면 그야말로 술~술 넘어가는 가성비 갑인 위스키다.


고기엔 버번엔 고기

술은 음식과의 궁합이 굉장히 중요한데 술꾼 사이에서 유명한 말이 있다.

바로 '고기엔 버번'이라는 말이다. '버번엔 고기' 맞을 수도 있으니

'고기엔 버번엔 고기'라고 해야겠다.


이날은 훈제 오리 & 쌈장 마늘과 페어링 했는데

감칠맛 나는 훈제 오리 한 점에 강력한 위스키 한 모금을 넘기니

입안에서 두 풍미가 만나 폭발하는 느낌이었다.

고기의 기름진 따위는 남아있지 않도록 강력한 알코올소독을 바로바로 감행해 주었다.


물론 고기를 다 먹었을 무렵에는 50% 버번에 취해

소파에서 쿨쿨 잠을 자고 말았지만 가슴속 스트레스통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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