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키워내는 이 시대의 어머니들
아스팔트를 뚫고 뿌리를 내려 도로 가장자리 척박한 곳에서도 살아가는 식물을 본 적이 있는가?
그토록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식물도 왜 내가 키우면 60% 육박하는 확률로 돌연사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식물을 키워보거나 혹은 다른 생명 혹은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 라면 누구든
나 이외에 생명을 지켜내고 자라나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경이로운 일이라는 걸 알 것이다.
그런데 우리 장모님을 포함한 우리 시대의 어머니들은
무엇이든 그녀들의 품 안에서 또 손길에서 자라나게 한다.
마치 온라인 게임 속 숲 속의 대현자 요정이 생명을 지켜내고 자라나게 하듯
어머니들도 그렇게 무엇이든 키워낸다.
내손에 있을 때 곧 시들어 버릴 것 같던 꽃나무도 그녀들이 돌보면 금세 생기를 되찾고
식용에 목적일지언정 각종 채소들과 콩나물도 그녀들은 급속 성장시켜 어느새 반찬으로 바꾸어 놓는다.
제대로 돌보지도 못하면서 한순간에 정신이 팔려 데리고 온 각종 생물들도 그녀들은 배부르게 먹이고
번식시키고 키워낸다.
우리 부부도 맞벌이를 하며 딸을 키우기에 부득이 장모님에 손에 딸을 맡겼지만 아이는 부모의
빈자리가 무색할 만큼 따뜻하고 건강하게 자랐다.
아니 그녀의 손으로 키워내셨다.
아내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릴 적 친척들 중 사정이 어렵거나 보살핌이 필요한 친구들을
장모님이 우리 딸처럼 맡아 키워내셨다고 한다.
육아의 어려움을 겪어본 나로서는 어머니가 새삼 위대하게 보인다.
두 자식은 물론 친척들 그리고 외손주까지 키워내신 대 드루이드!
나는 그녀를 그렇게 부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