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았던 만남. 아가야 잘 가렴

계류유산. 눈물의 일주일.

by 가은

임신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왜인지 모르게 불안했던 마음,

첫째 때와는 다르게. 알 수 없는 불안감으로 임신을 확인한 이후 매일 아침마다 테스트기를 하며 아이의 존재를 확인했다. 2주~4주 텀인 초기 검진도 매주 매주 가며 아기의 심박을 확인하고 안심하던 초기 8주.



9주 4일 차. 왜인지 오늘 아가 심박과 건강한 모습을 확인하면 정말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으로 아침 일찍 산부인과로 향했다.


학부 때 초음파 강의를 제법 열심히 들었던 터라. 선생님이 초음파를 배에 대자마자 알 수 있었다.

'불안했던 마음이 사실이 되었구나. 아가 심장이...'

당황하는 선생님의 얼굴과 남편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선생님과 남편의 대화가 머릿속에서 윙윙거리며 지나가고. 어떻게 산부인과를 나왔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9주 4일 계류유산 진단.

첫 아이가 너무 쉽게 찾아와 너무 건강하게 태어났던 터라.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이벤트이지만. 이상하게 직감했던 이벤트... 하지만 현실이 되고 나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입덧도 없었고 몸의 변화도 하나도 없던 둘째라, 아이가 심박이 정지된 순간에도 임신 때와 똑같았으니깐..

머리로는 다 알겠지만...

부정하고 싶고 되돌리고 싶고. 자책하게 되는 마음을 도저히 바로잡을 수가 없었다.


남편은 울음을 토해내는 나를 다독이며 아무 말이 없었다.

차에 타서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몰라 헤매다가.

첫아이가 있는 유치원으로 향했다.

남편은 유치원에서 아이를 데리고 나오자마자. 나는 남편이 아이를 데리러 가자마자. 참았던 눈물을 각자 쏟아내었다.


있지 않았어야 했던 일.

너무 마음 아픈 이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