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만으로 그저 완벽한 너.

내 옆에 와줘서 너무 고마워.

by 가은

이번 일을 계기로 가장 크게 얻은 점이 있다면.

옆에 있는 아들의 소중함에 대해 너무나 뼈저리게 느꼈다는 것이다.


28살에 결혼을 하고, 다음 해 바로 임신을 해서 30살에 아이를 품에 안았다.

결혼하고 일을 다시 시작한 첫 달에 임신 사실을 알고.

준비되지 않은 마음에 너무 놀라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 산부인과를 갔던 날(아마도 6주 후반쯤이었던 듯하다)

선생님께서 '아직은 심장소리가 들리긴 조금 이르지만 한번 들어볼게요'하고 들려주신 우렁찬 심장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한참 예쁜 나이 5살.


첫 아이 때는 유독 임신기간이 힘들었다.

극심한 토덧으로 출산 직전까지 하루 5~10번 가까이 구토를 하고, 임신 중기 때에는 임신 소양증으로 잠을 거의 못 잤던 기억이 난다.

잦은 구토로 역류성 식도염이 심해져 거의 앉아서 자는 날이 많았고, 힘든 임신기간을 넘기며 출산 전까지 겨우 4kg 밖에 체중이 늘지 않았었다.


출산도 힘들었지만 임신 기간이 너무 힘들었던 터라,

나는 절대로 다시는 임신을 하지 않으리 말하고 다녔었다.




당연히 임신 기간 동안 뱃속에 있는 내 아기의 소중함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지 못했다.


아가는 임신하면 알아서 크는 줄 알았고. 당연히 내 뱃속에서 잘 있다 편히 나오겠지 하고 생각했던 철없던 첫아이 임신 시절.

때맞춰 병원에 가면 건강하게 쑥 자라 있던 아가가. 당연한 줄만 알았었다.




유산하고 돌아온 날 밤.

잠든 아가의 가슴에 가만히 귀를 대보았다.

쿵쾅쿵쾅 뛰던 건강한 심장소리에 얼마나 눈물이 났던지..


처음 만나던 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 오르며.

별다른 일 없이 건강하게 엄마 아빠에게 와줘서.

지금까지 무탈히 자라주어서 너무나 고맙다고.

잠든 아이를 쓰다듬고 또 쓰다듬었다.


이런 너에게 엄마가 무엇을 더 바랄까.

그저 존재함으로써 감사한 내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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