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초보맘의 육아일기_9
언젠가부터 똘이를 재우기 위해 자장가를 부르면 누워있던 남편이 먼저 잠들기 시작했다.
드르렁~ 드르렁~ 컹컹컹~
잠이 거의 들기 직전의 똘이가 눈을 반쯤 뜨고 나를 바라본다.
엄마 이 소리 뭐야! 대체 뭐냐고…!
원망 가득한 눈빛.
똘이를 거의 다 재웠는데…
남편이 조금 원망스럽다가도, 얼마나 피곤할까 안쓰럽고, 무엇보다 웃기다.
웃겨서 나는 부르던 자장가를 멈추고 만다.
아니다, 멈추면 안된다. 똘이를 어서 재워야지…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자장가를 불러본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어가면~ (드르렁 컹컹)
아기가 혼자남아~ (컹컹컹) 집을 보오다가~ (크어엉 켁)
도저히 부를 수가 없다.
심호흡을 한다. 슬픈 생각도 해본다.
코 고는 소리가 점점 익숙해질 즈음, 똘이는 남편과 달리, 새근새근 예쁜 소리를 내며 잠들고
코골이는 자장가에 드럼 비트가 되어 리듬감을 더한다.
똘이를 조용히 내려놓고 방에서 나온다.
코 고는 소리가 아득하다.
드디어 나의 시간인가, 자유인가 싶지만 잠에서 깬 남편이 방에서 나온다.
너무 깊게 잤다며. 수면 마취제라며… 내게 ‘조장가’로 개명하라며 아재 개그를 날린다.
남편 얼굴에서 광이 난다.
짧은 시간, 그렇게 깊이 잤나…
남편이 불면증인 사람들에게 자장가 불러주는 봉사활동을 가면 어떻냐고 묻는다.
거울을 보니 내 얼굴엔 다크서클이… 정작 자장가가 필요한 사람은 내가 아닌가.
똘이의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들리고
남편과 나는 서로를 안쓰럽게 바라본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