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초보맘의 육아일기_11
요즘 들어 똘이가 내게 자꾸 쪽쪽이를 건넨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불현듯, 갑자기.
자기가 쪽쪽 물고 있던 쪽쪽이를 쪽 빼서 내입에 넣으려 하는 것이다.
나는 당황스러워 고개를 돌리곤 하는데,
똘이는 굴하지 않고 계속 내 입에 쪽쪽이를 넣는다. 아니 거의 박는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다.
쪽쪽이를 내 입에 (박력 있게) 박아버리는 것이다.
청정구역 아가의 입에 들어갈 소중한 쪽쪽이를 어째서 세균이 득실거릴 엄마의 입에 넣으려는 건지,
한두 번도 아니고 똘이가 여러 번 시도하자 그 의중이 궁금해졌다.
똘이는 왜 내게 쪽쪽이를 먹이려 하는 걸까?
똘이는 점차 쪽쪽이 먹일 사람의 범위를 확대했다.
아빠에게도 할아버지에게도 할머니에게도… ‘쪽쪽이 물리기’를 시도했고 모두 실패했다.
다들 당황스러워하며 반사적으로 쪽쪽이를 피했다.
똘이의 소중한 쪽쪽이니까.
우리는 세균 덩어리 어른들이고.
어쩌면 똘이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했던 것이 아닐까?
자기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이기에 우리에게 기회를 줬던 것이 아닐까.
이렇게 맛 좋은 걸, 너희들도 한번 먹어보라고.
혼자만 맛보기엔 아쉬울 만큼 굉장한 느낌이니까.
그렇기에 똘이는 포기하지 않고 매일 한번씩 내게 쪽쪽이를 권한다.
매일 권유를 받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저게 얼마나 좋길래, 쪽쪽쪽쪽. 빠는 것일까.
아주 잠깐, 빨아볼까 생각을 했다가 세차게 고개를 내저었다.
똘이의 소중한 쪽쪽이를, 내가 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