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꿀벌과 천둥>을 읽고
피아노를 눈으로 들을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읽다보면
눈이 피아노를 연주해주는 듯한 신비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음악은 귀로만 듣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작가의 놀라운 필력은
어느순간 내가 피아노 콘서트장에 온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합니다.
다양한 피아노 천재들이 만나
콩쿠르장에서 격돌하고, 서로 자극받고, 때로는 서로의 음악에서 배우고,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꿀벌과 천둥>
이 책을 통해
'세계 공용어 = 음악' 이 갖는 힘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저는 전공자도 아니고, 평소 음악에 깊은 조예가 있는 정도도 아닌,
최신 유행 가요나 팝송 정도 겨우 들을 정도의 사람인데요.
처음으로 이 책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음악이라는 주제를 이토록 흥미롭고 아름답게 풀어낼 수 있다니!
오늘은 <꿀벌과 천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 무턱대고 청소만 해서는 깨끗해질 기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효율적인 방법을 요모조모 시도해보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우직하게 한 칸씩 꼼꼼히 닦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래도 끈질기게 열심히 닦다 보면 매일 새로운 발견이 있다..
이윽고 그날이 온다.
의식하지 않아도 구석구석 손길이 닿아, 저택이 본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낼 날이.
소설 속 마사루의
독백 중 한 문장 입니다.
클래식 음악 한 곡을
엄청나게 거대한 저택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연주자가 하나의 곡을 해석하는 것은
결국 이 거대한 저택을 어떻게 청소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합니다.
곡을 다듬는 작업은 집 청소와 비슷합니다.
집을 유지하는 청소는 끊임없는 육체 노동입니다.
연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주자가 단순히 피아노를 치기만 하는게 아니라
자신만의 해석이 담긴 음악을 하려면
나만의 청소 skill이 필요하겠죠.
비단 이 문장은 피아노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삶에 모든 것은 결국은 청소와 닮아 있는 것이 아닐까요?
글쓰기도 마찬가지 같아요.
가장 효율적인 글쓰기 방법은
자신에게 꼭 맞는 청소 skill을 찾는 것이겠죠.
저도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고,
열심히 글을 쓰다가 한동안 글이 멈춰 있었는데요.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글쓰기를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 있을지
지금도 계속해서 답을 찾아가는 중인 것 같습니다.
청소는 하루만 쉬어도 티가 나듯이
글쓰기도 쉬지 않고
매일 조금씩 쓸 것.
우직하게 한 칸 씩 꼼꼼하게.
잊지 않기! 꼭꼭
✔ 뭔가를 깨우치는 순간은 계단식이다.
비탈을 느긋하게 올라가듯 깨우치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연습해도 제자리걸음,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가 있다.
여기가 한계인가 절망하는 시간이 끝없이 계속된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유는 몰라도 느닷없이, 그때까지 연주하지 못했던 부분을 연주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매일매일 글쓰기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생각해보니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오늘 한 줄 글을 안 쓰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출근하는 직장인처럼
회사에 가야한다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혼자 의지를 갖고 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얼마 전 최근 인기있는 다나카상이 나온 TV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다나카상으로 살아온지 벌써 4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다나카 상이 말하길
'나는 정말 웃긴 것 같은데 사람들이 왜 안 알아주지'
하늘을 원망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4년을 준비한 끝에 드디어 빛을 보았습니다.
4년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아 난 제자리걸음이구나'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을 때마다
참고 이겨냈기에
지금의 다나카상이 되었겠지요.
다나카상, 팬이에요!!
✔ 지금 무대 위에 있는 저 청년도 몇천 시간,
아니, 만 단위 시간을 레슨에 쏟아붓고 저기에 있는 거라고 생각하니
동지애 같은 깊은 감회가 느껴졌다.
참가자뿐만이 아니다.
뒤에 있는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지휘자도, 어렸을 때부터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긴 시간을 레슨에, 음악에 쏟아부어 지고한 순간을 찾아 이 자리에 있다..
나는 지금 방대한 세월이, 정열이 기적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갑자기 두려워졌다.
음악가란 직업의 무게, 그것을 생업으로 삼는다는 의미.
생업이라니 이렇게 딱 맞아떨어지는 표현이 또 있을까?
실로 이것은 업, 살아 있는 업이다.
허기를 채워주는 것도 아니다, 무엇이 남는 것도 아니다.
그런 대상에 인생을 걸다니 업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어떤 일이든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
그들은 직업의 무게를 오롯이 견디어 냈기에
장인(匠人)이 되었겠지요.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음악을 대하는 진지한 자세를 보며
장인정신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장인정신: 한 가지 기술에 통달할 만큼 오랫동안 전념하고 작은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이고자 노력하는 정신.
장인정신을 새기며,
뭐가 됐든 내가 가고자 하는 길로 쭉 가보리라 다짐해봅니다.
눈이 펑펑 오는 12월의 어느 날 입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피아노 장인들의 클래식 연주를 들어보는 것도
낭만적인 하루가 될 것 같아요! :)
♦️오늘도 [육아의힘은독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