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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계책으로 적의 허를 찔러라” – 『전단열전』

게임 마케팅의 정공법과 계책

by 정원철

전국시대 연(燕)나라 소왕은 악의(樂毅)를 상장군으로 삼았다. 악의는 제나라를 공격해 수도 임치와 70여 개의 성을 함락시켰다.


제나라는 고작 두 개의 성만을 지키고 있었고 민왕까지 피살됐다. 이때 전단(田單)은 대부들의 강력 추천으로 장군에 임명되었다.


이때, 연나라 소왕이 죽고 혜왕이 옹립된다. 전단은 혜왕이 악의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점을 눈치챈다. 이에 연나라로 첩자를 보내 악의가 겉으로는 제나라를 친다는 명분을 내세우나, 사실 속내는 제나라의 왕이 되려고 한다는 소문을 퍼뜨린다.


연나라 혜왕은 소문을 믿고 악의 대신 기겁(騎劫)을 장수로 임명하고 제나라를 치도록 명령했다. 악의는 불안하여 조나라로 귀순하자, 연나라의 군사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불안해했다.


이 시점에 연나라 군사들이 제나라 포로들의 코를 베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에 한 술 더 조상의 무덤까지 파헤쳐 욕보이는 일이 벌어진다. 제나라 사람들과 군사들의 분노는 극에 다다른다.


이러한 제나라 사람들의 분노를 이용하여 전단은 전쟁 준비를 철저히 한다. 정공법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느껴 기습을 강행하기로 한다. 연나라에 항복하는 척하며 금 2만 냥을 장수에게 전달하니, 장수는 의심을 거둔다.


밤에 소 천여 마리에게 붉은 비단 바탕에 오색 용무늬가 그려져 있는 옷을 입히고, 쇠뿔에는 칼날을 단단히 달고, 소꼬리에는 갈대를 매달아 기름을 붓고 그 끝에 불을 붙였다. 성벽에 구멍을 뚫어 소를 들여보내고 무장한 건장한 병사 5천 명이 뒤따르게 했다. 이것이 그 유명한 ‘화우진(火牛陳) 전법’이다.


꼬리가 뜨거워진 소가 연나라 진영에 뛰어들자 군사들이 북을 울리며 함성을 질렀다. 이에 연나라 군사들이 우왕좌왕하고, 결국 연나라 장수 기겁을 죽인다. 그러자 연나라 군사들은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전단열전_화우진


사마천은 이렇게 말한다.
“용병의 도는 정공법으로 싸우고, 기이한 계책으로 이기는 것이다. 싸움을 잘하는 사람은 기이한 계책이 무궁무진하게 낸다. 정공법과 계책이 잘 어우러져 쓰이면 적이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 없다.”




사기의 예를 통해 내가 경험한 게임회사 마케팅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게임회사에서 마케팅 노하우를 체계화하고, 방법 화하는 것은 정공법에 비유할 수 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통한 방법은 계책이라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장에서 이기는 방법은 사마천이 이야기했듯이 정공법과 계책을 잘 활용해야 한다.


정공도 계책도 잘 사용하지 못하면 싸움에서 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게임회사들을 가만 보면, 정공법도 없으면서 계책으로 좀 어떻게 해보려는 태도가 가장 큰 문제다.


이러한 정공법을 잘 정리하는 마케터가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다.

정공법은 잘 정리했는데 계책이 부족한 경우, 여러 관계자들의 아이디어가 모여 나오는 경우가 많다.

무슨 분야이든 기본(basic)이 되는 것들이 존재한다. 얼마 전 스포츠댄스를 가르치는 지인과의 대화에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댄스 스포츠 분야에서 춤을 완성하는 기본적인 요소는 웨이브라는 것이다.

웨이브가 기본이 돼서 춤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한다. 게임 서비스도 기본이 있다. 자사만의 마케팅 방법 즉, 정공법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방법 위에 아이디어들이 결합한 계책을 이용해 성공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다.


"계책은 정공법이 있기 때문에 돋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마케터는 계책이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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