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는 게임을 논하다.
“소하가 달아난 한신을 쫓아간 까닭” – 『회음후열전』
한신(韓信)이 항우(項羽)에게 도망쳐 유방(刘邦)에게 왔을 때, 유방은 그를 식량과 말먹이를 관리하는 군관으로 삼기는 했지만, 비범한 인물로 여기지는 않았다. 한신과 소하(蕭河)는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한신이 뛰어난 인물임을 알아보았다. 이에 소하는 한신을 유방에게 적극 추천했지만, 자신을 등용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 한신은 달아나버렸다. 소하는 한신이 달아났다는 말을 듣고 한신을 뒤쫓았다.
그런데 어떤 관리가 왕에게 말했다. “승상(丞相), 소하가 달아났습니다.”
유방은 몹시 화를 내고 수족을 잃은 것처럼 실망했다.
며칠 뒤 소하가 돌아오자 노여움과 기쁨이 섞여 소하를 꾸짖었다. “그대는 어찌 도망쳤소?”
소하가 대답했다. “신은 도망친 것이 아니고, 도망친 자를 뒤쫓아 갔었습니다.”
유방은 소하가 한신을 뒤쫓아가 데려온 것을 알고 꾸짖었다. “전쟁터에서 도망가는 장수가 한둘이 아닌데 어찌 한신을 데려온 것이요?”
이에 소하가, “승상께서 한의 왕으로만 만족하시겠다면 한신을 쫓아갈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천하를 놓고 다투려 하신다면 한신이 아니고서는 함께할 사람이 없습니다.”라며 유방을 설득했다.
이에 유방은 소하의 말을 듣고, 한신을 장수로 삼으려 한다.
하지만 소하는, “승상께서는 대장 임명을 하실 때 너무 가볍게 하시는 면이 있습니다. 그러한 점이 바로 한신을 달아나게 한 부분입니다. 길일을 택해 예의를 갖춰 한신을 장군으로 임명하십시오.”
이러한 간언을 들은 유방은 좋은 날을 택하여 목욕재계를 하고 식장을 만들어 그를 맞아들였다.
게임 개발사에서 개발자들은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엔진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엔진이 원활히 잘 돌아가게 해주는 것이 바로 이 개발환경과 복지다.
그리고 엔진에 좋은 기름으로 잘 돌아가기 위해서 경영자(투자자)와 개발자 간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즉 소통)가 필요하다. 게임업계가 좁다 보니 개발자라면 다른 개발사들의 환경, 복지를 비교해 보게 된다. 그래서 게임 개발 회사는 항상 다른 개발사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어야 한다.
경쟁력 있는 게임 개발사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발자에게 주어지는 보상뿐만 아니라 개발 환경과 복지가 잘 갖춰져야 큰 역할을 한다.
회음후열전은 항우와 유방이 천하를 놓고 싸울 때 살았던 한신에 관한 이야기다. 초기에는 항우의 곁에 있었지만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 도망쳐서 유방에게로 간다. 유방이 한을 통일하는 데 있어서 커다란 공을 세우지만 나중에는 유방에게도 버림받아 ‘회음후’라는 낮은 관직에 머물러 있다가 반역을 도모하다 계책이 들통나 죽음을 당하게 된다. 여기서 유명한 사자성어가 나오는데 ‘토사구팽’이라고 하며 “사람들이 민첩한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도 삶아먹는다”라는 내용이다.
사기에서 가장 유명한 내용 중 하나다. 회음후 열전에는 우리가 흔히 쓰는 많은 고사성어를 남기기도 했다. 한신을 등용하기 위해서 유방이 최고의 예를 취하고 많은 지원을 했다. 그리고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던 일등 공신이 되었다.
게임 개발에서 고용주와 피고용주의 관계로만 좋은 게임을 개발하기란 쉽지 않다. 많은 창의적 생각과 시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스스로 동기부여를 받지 않는다면 좋은 게임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발자는 스스로 대접받고 있다고 느낄 때 자기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재가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직위를 잘 내리는 것도 경영자가 해야 하는 중요한 덕목이다.
어찌 이렇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어렵지만, 게임 비즈니스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이러한 시스템을 정말 잘 만들고 실천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말 운으로 성공해서 계속 A급 개발사로 남아있는 기업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