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하고 싶은 건

by 제로

나는 무언가를 사랑해야만 하는 운명. 사랑해야만.. 누군가를.


내가 사랑하는 것. 노래를 들으며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보며 달리는 것. 또는 산책하는 것. 요가 수련을 하는 것. 털 달린 무언가를 쓰다듬는 것. 보송하게 씻고 나와 맨몸으로 극세사 담요를 두르고 눕는 것. 무언가를 안아주는 것.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눈물 흘리는 것.

한때 사랑했던 것들. 낮잠. 친구들과의 대화. 사람.

말에 덧살을 붙일수록 원본은 왜곡된다. 한 번도 명확하게 설명된 적이 없으므로. 나는 줄곧 했던 말, 했어야 하는 말에 대해 후회한다. 그리고 말을 덜어내기로 결심한다. 서서히 침잠한다. 다시는 뭍으로 나오지 못할 것처럼.


사랑하는 것들은 나를 안정시켜 주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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