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를 잘 씌웠다면
그다음으로 젯소를 바릅니다.
나날이 비싸지는 젯소값을
보자면 바르지 말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초심자 시절 겪었던
고생스러움이 떠올라 고개가
저절로 저어집니다.
썩지 앓는 실이라는 아사천을
씌우는 이유도
날로 비싸지는 젯소를 여러 차례
캔버스에 바르는 이유도
모두 다 물감의 보존력 때문입니다.
그리고 캔버스에 형성되어 있는
텍스쳐를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물감의 접착력 또한 높여주어
화가가 그림을 그리기에 용의 한
상태를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젯소를 10 여차례 발라주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작품을 한점, 한점 완성해 나가는 과정은
참으로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 하기에.
서예를 하기 전에 먹을 가는 마음으로
명서의 사경을 쓰는 경건한 마음으로
도를 행하는 수행자의 마음으로
젯소를 바르다 보면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는 경건함으로
비로소 다다릅니다.
자 이제 그림을 그릴 준비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