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원서 강력 추천, 나오키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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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추리소설계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 추리소설계의 베스트셀러 작가다.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몽환화, 가면 산장 살인사건, 기린의 날개 등과 같이 주로 미스터리, 서스펜스 장르를 집필하지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나 편지, 녹나무의 파수꾼처럼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도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워낙 스토리의 짜임새가 탄탄하고,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충족해 백야행, 유성의 인연, 탐정 갈릴레오, 회랑정 살인사건, 신참자, 붉은 손가락, 비밀, 환야, 용의자X의 헌신, 방황하는 칼날, 라플라스의 마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 다양한 작품이 드라마와 영화로 영상화되었다.
가가 교이치로가 등장하여 사건을 이끌어가는 이른바 가가형사 시리즈로는 졸업 : 설월화 살인 게임, 잠자는 숲,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악의, 내가 그를 죽였다, 거짓말 딱 한 개만 더, 붉은 손가락, 신참자, 기린의 날개, 기도의 막이 내릴 때가 있다. 갈릴레오 시리즈로는 탐정 갈릴레오, 예지몽, 갈릴레오의 고뇌, 성녀의 구제, 한여름의 방정식, 허상의 광대, 금단의 마술, 침묵의 퍼레이드, 투명한 나선 그리고 바로 이 작품 용의자X의 헌신이 있으니 관심 있는 독자는 찾아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줄거리
어느 날 제방 근처에서 전라로 발견된 변사체. 얼굴은 뭉개져 있고, 지문 또한 모두 불태워졌다. 시체 근처에 버려진 자전거와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타다 만 옷, 변사체의 신원은 도가시 신지로 드러나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그의 전처 야스코다. 하지만 사건 당일 명백한 알리바이를 갖고 있는 그녀. 수사가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형사 구사나기는 오랜 지인인 물리학자 유가와에게 도움을 청한다. 탐문 수사 과정에서 유가와의 대학 동기이자 수학 교사인 이시가미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녀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점을 간파한 유가와는 이시가미가 그녀의 살인에 연루된 점을 직감한다. 이시가미의 자수로 야스코에 대한 집착스러운 스토커 행위가 드러나며 사건은 종결되는 듯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에는 한 남자의 무모한 헌신과 희생이 어려있는데...
■ 물리학자와 수학자의 첨예한 두뇌 대결
人に解けない問題を作るのと、その問題を解くのとでは、どちらが難しいか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 중 어느 쪽이 어려울까
용의자X의 헌신의 경우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영화로 제작돼 소설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제목이 꽤 익숙할 것이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살인을 은폐하려는 수학자 이시가미와 진실을 쫓는 물리학자 유가와의 대결 구도가 참 흥미롭다. 사건 발생 시부터 철저히 교묘하게 짜둔 이시가미의 트릭에 빠져 허우적대는 형사들의 수사는 난항을 겪는다. 그런 와중 허점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유가와의 추리는 한 줄기 빛이 되어 암흑에 싸인 이시가미의 거대한 그림을 서서히 비추며 경악스러운 윤곽을 드러내게 한다. 두 천재의 치열한 공방 속에도 친구에 대한 유가와의 따뜻한 인간미가 그려져 끔찍한 살인 사건으로 점철된 작품이 건조하지만은 않았다.
■ 한 남자의 맹목적인 헌신의 이유
純粋なんですよ。石神という男はね。彼のもとめる解答は、常にシンプルです。いくつかのものを同時に求めたりしない。そこに到達するためにえらぶ手段もまたシンプルです。だから迷いがない。少々のことでぐらついたりもしない。でもそれは、生き方があまり上手くないということでもあります。得られるものはすべてかゼロか。いつもそういう危険と隣り合わせだ。
순수하죠. 이시가미란 남자는 말이에요. 그가 구하려는 해답은 늘 단순해요. 몇 개를 동시에 구하려고 하지 않아요. 해답에 도달하기 위해 선택하는 수단도 단순해요. 그래서 망설임이 없어요. 사소한 것에 동요하지도 않아요. 하지만 그런 삶의 방식이 그다지 좋지 않기도 해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지 아니면 모두 잃어버릴지. 항상 그런 위험을 안고 있는 거죠. p.264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줄곧 떨칠 수 없는 의문점 중 하나! 도대체 이시가미는 왜 자신의 인생을 바쳐 그렇게 야스코에게 맹목적으로 헌신했을까? 이야기를 견인해 가는 이시가미의 행동의 근원은 무엇일까? 였다. 천재 수학자라 논리적이고 냉철한 인물로 그려지지만 역시 사랑 앞에서는 두 눈이 멀고, 심장을 빼앗겨 버리는 남자의 순정이라 치부할 수 있을까?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가 저지른 어마어마한 일의 근거로는 상당히 빈약하게 느껴진다. 헌신의 이유는 허탈했지만, 구성이 탄탄하고 전개가 촘촘해서 정말 재밌게 읽었다. 유혈이 낭자하거나 잔혹한 묘사가 자주 등장하지 않고 너무 무겁지 않아서 읽기에 심적 부담이 덜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장까지 한 번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필력에 감동했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인간을 도구로 사용하는 광기, 현대인의 고독, 참 교육의 부재와 학교 교육의 문제, 범죄에 노출된 취약 계층 등 사회 문제도 작품 속에 잘 녹아 있었다. 특히, 상상도 하지 못한 반전은 와아- 감탄이 터졌고, 평소 추리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데 워낙 흡인력이 강한 페이지터너라 나머지 갈릴레오 시리즈 중 순한 맛 좀 골라 읽어보고 싶다. 암튼, 안 읽어 본 독자들에게 무조건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