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에 독감을 씨게 걸렸다. 중요한 면접이 하나 있었는데, 전날 밤부터 몸이 으슬으슬하더니 결국 한숨도 못 자고 면접을 진행했다. 걱정되었지만, 다행히 잘 마무리한 듯하다. 아무튼 그날 면접을 마치고 심상치 않음에 병원으로 달려갔다. 독감일 줄은 몰랐는데.
전날 밤, 그날 밤, 다음 날 모두 체온조절이 안되어 밤에는 도저히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후에 한두 시간씩 자면서 일주일 동안 정말 아무것도 못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은근 즐겁기도 했다. 이런 마음이었다.
'나 지금 뭘 하려고 해도 결국 아무것도 못해. 그러니까 마음 놓고 쉬자.' 이 마음을 언제 느꼈나 싶다. 그래서 몸은 힘들지만 마음이 편해서 오히려 좋은 한 주가 된 거 같다. 당신은 어떤가. 아프면 조급한 상태에 있는가. 아니면 모든 걸 내려놓고 쉬게 되는가. 대부분의 사람이 아프면 조급한 상태로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해야 할 게 너무나도 많으니까. 그렇다면 그런 상황에서도 우린 어떻게 휴식해야 할까?
휴식(休息)
‘휴(休)’는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어 쉬는 모습의 글자이다.
몸을 기대어 쉬는 모습.
그리고 ‘식(息)’은 숨을 쉬다, 호흡하다, 쉬다라는 뜻이다.
공기가 코를 통해 몸속—그리고 마음속까지 들어오는 과정.
그러니까 휴식은 단순히 쉬는 시간이 아니라, 몸을 기대어 마음이 다시 숨을 들이쉬는 순간인 거 같다.
우리가 진짜 쉬어야 하는 이유는 몸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숨을 잃어버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마음이 너무 조급해질 때면 눈을 감고 코와 가슴 사이의 길고 어두운 터널을 떠올린다. 혹은 가슴속 어딘가에 있는 텅 빈 공간을 떠올린다.
그리고 숨이 드나드는 그 공간을 상기한다.
그러면 내가 몸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 순간 나는 몸과 마음이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둘이 사실 하나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운 좋게 독감이 걸리면서 나는 휴식과 심신에 대해 상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