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갇힌 대학생 3

예수쟁이

by 기생충

노숙자를 지나치면 이제 예수쟁이가 보인다. 예수쟁이는 이 근처를 돌면서 포교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는 작은 전단지를 "예수님 믿으세요."라고 하면서 내밀고는 한다.


그것이 그녀의 포교활동 전부라서 그나마 확성기와 스피커폰으로 무장한 다른 예수쟁이들에 비해서 참을만 하다.


열렬한 예수의 신봉자를 보고 있자면 많은 생각이 든다.


그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생각은 "어떻게 저렇게 가까울 수 있을까?"이었다.


나는 평생을 거리두기를 해왔다.


가족, 친구, 지인 등 인간관계와 종교 사회 문화 물질 등에 대해서도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 예수쟁이는 마치 자신이 예수인 것처럼 열정적으로 예수에게 다가갔고 예수쟁이와 예수의 거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가까워보였다.


예수쟁이의 부모님이나, 배우자, 강아지 보다도 더욱 예수를 가깝게 두었을 것이다.


평생을 거의 모든 것에 거리를 두어온 나로서는 이 예수쟁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나에게는 거리를 두는 것이 자아를 유지하고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생존방식이었다면, 예수쟁이는 다른 것과 거리를 좁히는 방법으로 생존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수쟁이와 내가 세상에 둘만 남았다고 생각해보자.


그녀는 계속 나에게 다가왔을 것이고 나는 예수쟁이와 거리를 두려고 할 것이므로 영원히 서로 쫓고 쫓겨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상황이 되면 차라리 내가 자결을 하거나, 기필코 내가 그녀를 죽일 것이다.


나는 결국 사랑의 말을 전하는 예수쟁이를 보면서

살인까지 생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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