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4

뭐라할까

by 기생충

민들레 씨

강아지

울기만 하는 핏덩이


불면 날아갈 것 같이 작고 소중한 것들


더운 날의 소나기

가을바람

소복한 눈

흩날리는 꽃


별것도 아닌 것들


이 작은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이 작은 것들이

날 지켜주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저 놈의 하늘이 꼭 나만은 죽으라고


나만은 꼭 거꾸러져 죽어버리라고 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 이 땅에

풀 한 포기,

바람 한 줄기,

한 줌의 햇빛까지도


나만은 무엇인가 되라고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당겨주고

힘들면 쉬어가라 했던 것임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이 길 위에 선 뒤에야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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