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02_하루에 한번 일기쓰기

변한 것 없는 나의 2025년 상반

by 꼬당

3월 이후, 이곳 브런치에 마지막 글을 남기고 한동안 들르지 않았다.

먹고사는 게 바빴던 걸까? 해고를 당했지만, 그동안 내가 제대로 해둔 게 없어 국가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실업급여조차 받지 못했고, 나는 하루하루를 집 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9월까지 시간을 보냈다.


사실, 집 안에 나를 가두는 것도 돈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갔다. 월세, 관리비, 핸드폰 요금, 보험료… 4월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하면서 프로그램 라이선스 비용, 국민연금, 각종 고정지출이 우르르 빠져나갔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자립한 지 어느덧 5개월. 그동안 내가 가장 뼈저리게 느낀 건—디자이너는 실력에 비해 낮은 대우를 받으며, 스스로를 깎아가며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왜일까. 왜 다들 빛나는 재능을 가지고도, 끝없이 자신을 깎아내며 증명하고 있는 걸까. 디자인뿐 아니라, 모든 업이 그렇다.


나는 그저,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내가 느끼는 이 우울감과 불합리함, 기분 나쁘게 얽혀버린 응어리들이 조금은 풀릴까. 요즘 뉴스를 보거나 유튜브를 켜면, 정말 모두가 힘들어 보인다. 그중에서도 20대와 30대는 스스로의 길을 찾지 못한 채, 빛나는 청춘을 방 안에 썩혀두고만 있다.

그 찬란하고도 반짝이던 시절은 무색하게 져버렸다.


부모의 품을 떠나 자립을 시작하면,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 다들 그렇게 절박함을 배우며 어른이 되어간다. 하지만 요즘의 20대, 30대는 ‘어른이 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청춘을 등지고 살아간다.

세대 갈등을 조장하려는 게 아니다. 나도 후회를 품고 살아가는 30대이니까. 오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20대와 30대들도 찬란한 빛을 마주했으면 좋겠다. 그 70~80년대 고도 성장기의 대한민국처럼, 한번쯤은 마음껏 ‘희망’이라는 걸 품어볼 수 있었으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너무 거창하게, 있어 보이게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냥, 돈 많이 벌고 싶다.

치킨과 족발을 동시에 시킬 수 있는 재력을 갖고 싶고, 내 가치를 인정받아 스트레스 없이, 정당한 보수를 받으며 일하고 싶다. 그리고 오늘 밤엔, 걱정 없이 잠들고 싶다.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깊게, 편안하게 잠들 수 있기를.


그냥, 걱정 없이.


살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오늘도 그렇게 하루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