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화. 조용한 공감

by 영백

며칠이 지났다.

새 영상은 전처럼 폭발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조회수 그래프는 초반에 잠깐 오르다가 이내 평평하게 멈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전보다 훨씬 편안했다.

이번엔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 보였다. 짧은 댓글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진심처럼 느껴졌다.


“이런 일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 제 주위에도 있어요.”

“감동보다 공감이 낫네요.”

“그냥 ‘같이 산다’는 느낌이 들어요.”


학원에 도착하니, 내 자리 위에 뭔가가 올려져 있었다. 작은 편지 한 통이었다.

‘선생님께’라고 적힌 글씨는 삐뚤빼뚤했지만 정성이 느껴졌다.


“선생님, 저도 아빠가 새벽에 일하러 나가요.

그래서 선생님 영상 보고 많이 울었어요. 저도 공부 열심히 할게요. 아빠처럼, 선생님처럼.”


나는 한동안 편지를 붙잡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몇 줄의 문장이, 지난 몇 달의 무게를 녹였다.


까대기 현장에서도 분위기가 조금 달라져 있었다.

문이가 말했다.


“쌤, 요즘 영상 보신 분들 중에 우리 일 지원하겠다는 사람도 생겼다네요.

뭐, 오래 버티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그는 웃었지만, 그 웃음엔 이상하게 뿌듯함이 묻어 있었다.


기팀장이 덧붙였다.


“쌤 덕분에 세상이 우리 일 조금은 다르게 보는 거 같아요.

이젠 부끄럽지 않게 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나 까대기 한다고.”


나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면 됐죠.”

“뭐가요?”

“누가 알아보든 말든, 우리가 우리 일에 자부심을 갖게 됐잖아요.”


기팀장은 말없이 내 어깨를 툭 쳤다.


“그 말, 진짜 좋네요.”


밤이 깊어가고, 트럭의 엔진 소리가 멀어질 때 나는 휴대폰을 꺼내 마지막으로 영상을 확인했다.

좋아요 수는 여전히 많지 않았지만, 그 밑에 달린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세상을 바꾸는 영상은 아닐지 몰라도, 내 하루를 바꿔놨어요.”


나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 한 문장이, 내게는 세상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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