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화. 진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by 영백

며칠째 뉴스와 SNS가 시끄러웠다.

‘감동 실화’, ‘이 시대의 참 교사’, 그런 문장들이 내 이름 앞에 붙어 다녔다.


하지만 나는 그 문장들이 불편했다. 감동은 많았지만, 이해는 없었다.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듣고 울었다지만, 정작 아무도 내 삶의 냄새나 무게는 모른다.


그날 새벽, 까대기 현장에 도착하자 기팀장이 내 눈치를 보며 말했다.


“쌤, 요즘 기자들이 여기까지 오던데요? 어제도 카메라 들고 왔다가 문전박대당했어요.”


“진짜요?”


“예. 우리 일은 보여주기용이 아니잖아요. 그냥, 사는 거니까.”


그 말이 가슴에 꽂혔다. 나는 한참을 말없이 상자를 옮겼다.

기팀장의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그냥, 사는 거니까.’


작업이 끝나갈 무렵, 나는 다시 휴대폰을 켰다.

이번에는 인터뷰 요청이나 미디어가 아닌, 나 스스로의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영상 제목은 단순했다.


“까대기 선생의 하루 — 감동은 없습니다.”


화면에는 인터뷰도, 음악도 없었다.

그저 상자를 나르는 손, 숨 고르는 사람들, 기팀장이 흘린 땀방울, 그리고 희미하게 비치는 새벽의 불빛.

그 영상이 끝날 무렵, 나는 카메라를 바라보고 조용히 말했다.


“이건 감동이 아니라, 그냥 우리의 하루입니다. 버티는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다음 날, 영상이 올라가자 댓글은 전보다 느리게 쌓였다.

조회 수도 이전만큼 폭발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다른 온도가 있었다.


“감동보다 이런 게 더 진짜네요.”

“힘내세요. 저도 새벽 일하고 나서 수업 들어요.”

“그냥 살아가는 이야기, 그게 제일 위로가 돼요.”


나는 그 댓글들을 천천히 읽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내가 진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기팀장이 담배를 물며 말했다.


“쌤, 이번 영상은 좀 다르네요. 조용한데 묵직해요.”


“그렇죠, 이제야 내 목소리로 말한 것 같아요.”


기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쌤, 그거면 됐죠. 이게 우리 일이고, 이게 진짜니까.”


나는 웃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 감동보다 진심이 더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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