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화. 세상이 답하다

by 영백

영상이 올라간 지 사흘째 되는 날,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혹시 ‘까대기 선생님’ 맞으신가요?”


처음 보는 번호였다.


“저는 지역 방송국 기자입니다. 최근 올리신 영상이 큰 화제가 돼서요. 혹시 인터뷰 가능하실까요?”


나는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화제라니, 그 말이 낯설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문제의 영상’이라 불리던 게 이제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불리고 있었다.

기팀장은 그 소식을 듣고는 소리 내 웃었다.


“쌤, 이제 뉴스에 나오겠네. 우리 현장도 TV에 나오는 날이 오네요.”


문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저도 인터뷰할까요? ‘쌤이 제 인생 바꿨습니다’ 이런 느낌으로?”


그 말에 다 같이 웃음이 터졌다. 그 웃음 속에는 묘한 해방감이 섞여 있었다.

누군가의 무게가 공감으로 바뀌면, 그건 잠시나마 세상이 가벼워진다는 뜻이기도 했다.

학원에서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희쌤이 내게 다가와 말했다.


“선생님, 봤어요. 댓글이 정말 따뜻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그 영상 얘기하길래, 괜히 저도 울컥했어요.”


교무실 한쪽에서 송원장이 조용히 웃었다.


“이번엔 제가 괜한 걱정을 했나 봅니다.

학부모 몇 분이 연락 와서요, ‘그 선생님이 계셔서 다행이에요’라고 하시더군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말보다 더 빠른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조용히 퍼져 나가고 있었다.


밤, 트럭이 창고로 들어올 때 기팀장이 내게 물었다.


“쌤, 기분이 어때요? 드디어 세상이 알아봐 주니까.”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좋긴 한데… 아직 어색해요. 그냥, 나는 그저 내 하루를 보여준 것뿐이니까요.”


기팀장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게 바로 통하는 거예요. 꾸미지 않은 하루.”

그날 밤, 새벽 작업이 끝난 뒤 나는 혼자 휴대폰 화면을 바라봤다.

‘조회수 200만 회 돌파’ 그리고 그 아래 달린 댓글 하나.


“당신 덕분에 오늘도 버틸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 한 줄이, 하루의 피로보다 더 큰 위로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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