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화. 변화의 시작

by 영백

며칠 전 올린 영상은 여전히 조회수 몇 천 회를 넘지 못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몇 천 명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쌤, 영상 잘 봤어요.”


까대기 현장에 도착하자 기팀장이 건넨 말이었다.


“이번 건 말이죠… 그냥 우리 얘기 그대로더라고요. 누가 보든 말든, 그게 진짜죠.”


문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그거 보고 울컥했어요. 일할 때마다 ‘아, 나도 저기 나올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나는 말없이 그들의 어깨를 바라봤다.

이제는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료들의 어깨가, 전보다 훨씬 단단해진 것처럼 보였다.

학원에 도착했을 때, 칠판 앞에는 작은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선생님, 오늘도 버텨줘서 고마워요.”


글씨체로 봐서는 고등학생 여자아이였다.

나는 괜히 웃음이 났다. 아이들에게 ‘버틴다’는 단어가 이렇게 따뜻하게 들릴 줄은 몰랐다.


수업이 끝난 뒤, 희쌤이 나를 불렀다.


“선생님, 이번에 아이들이 자율학습 시간에 ‘영백쌤 영상’ 보고 감상문을 썼어요.”


그녀가 건넨 종이에는 아이들의 솔직한 문장들이 가득했다.


“나는 공부가 힘들다고 투덜댔는데, 선생님 보니까 부끄러웠다.”

“하루라도 진심으로 버티면, 나도 조금은 강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선생님, 그 새벽의 냄새가 왠지 마음에 남아요.”


나는 그 문장들을 하나하나 읽었다.

눈앞의 글씨가 자꾸 흐려져서, 몇 번이나 손등으로 닦아야 했다.


퇴근길, 버스 창밖으로 새벽이 다시 다가왔다.

까대기 현장의 불빛, 학원의 불빛, 집의 불빛— 그 모든 불빛이 이제는 하나로 이어지는 것 같았다.

그때 기팀장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쌤, 오늘도 영상 잘 봤습니다. 우리 일, 누가 뭐라 해도 자랑스러운 거 맞죠?”


나는 짧게 답장을 보냈다.


“맞아요. 자랑스러워요.”


화려하지 않은 변화였지만,

분명히 세상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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