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화. 불신의 회의실

by 영백

저녁 수업이 끝난 뒤, 원장이 나를 따로 불렀다.

회의실 안엔 이미 몇 명의 학부모가 앉아 있었다.

차가운 시선이 동시에 나를 향했다.

송원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오늘은 몇 분 학부모님들이 직접 말씀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요.”


한 어머니가 먼저 나섰다.

“선생님, 아이가 유튜브 영상을 보여주더군요.

새벽에 그런 일까지 하시면서, 아이들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겠어요?”


또 다른 학부모가 덧붙였다.

“저희가 여기 보내는 건, 전문적인 교육입니다.

근데… 솔직히 신뢰가 흔들립니다.”


회의실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저는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수업에 소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표정은 쉽게 누그러지지 않았다.

송원장은 중재하듯 손을 내리며 말했다.

“선생님의 진심은 저도 압니다.

다만, 학원이라는 공간에서 ‘이미지’도 중요한 게 사실이죠.

저도 곤란합니다.”


일방적인 비판의 회의가 끝난 뒤, 나는 복도에 홀로 남았다.

불 꺼진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은 낯설고 지쳐 보였다.

까대기 현장에서의 땀방울은 힘으로 남았지만,

여기서의 시선은 무게만 더해줄 뿐이었다.

나는 천천히 걸어가며 생각했다.

“이 무게를 어떻게 견뎌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