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컬함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by ssunm t


언제부터였을까.
내 말끝에 작은 가시가 돋기 시작한 건.


처음엔 배우자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말투도, 표정도, 어쩐지 비꼬는 듯하고 차갑게 느껴졌다.
정이 없는 사람은 아닌데, 대화를 나누다 보면 묘하게 마음이 서늘해졌다.


서운했다.
왜 이렇게밖에 표현을 못 할까.
같은 말이라도 조금만 부드럽게 해 주면 안 될까.


그런데 어느 순간, 거울을 보는 것처럼 알았다.
나도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는 걸.
미워하면서도 닮아간다더니, 정말 그랬다.


상처받지 않으려고 방어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똑같은 말투와 태도를 쓰고 있었다.


시니컬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
내 경우엔 그 뒤에 늘 두려움이 있었다.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서,
마음을 드러냈다가 상처받을까 봐.


그래서 먼저 거리를 두고,
심지어는 먼저 찌르기도 했다.

"상처받기 전에 내가 먼저 날카로워지자.”
이게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정말 나를 지켜줬을까

아니면 사람과 사람 사이를 더 멀어지게 만들었을까.


상담사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나는 알고 있다.
좋은 대화는 가시가 아니라 호기심에서 시작된다는 걸.

“왜 그랬어?”처럼 따지는 시니컬한 태도에서는

마음을 여는 질문이 절대 나올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뭘까.
상대방을 이기는 것?
아니면 이해하는 것?


선택은 결국 내 몫이다.


아마 앞으로도
배우자의 말투에 상처받을 때가 있을 거다.
그럴 때 나는 시니컬하게 맞받아칠 수도 있고,
다르게 반응할 수도 있다.


이제 가시를 거두고,
방어선을 내리고,
상대의 말 뒤에 숨은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물어본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이 질문에 솔직하게, 부끄럽지 않게 대답할 수 있다면,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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