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하루에 10개의 물건을 없앤다.
없앤다,라고 쓰고 보니
말이 좀 무겁다.
정확히는
정리해서 보내준다에 가깝다.
안 입는 옷 몇 개,
손이 안 가는 화장품 몇 개,
언젠가 쓰겠지 하며 쌓아둔 것들.
그중 그냥 버려지기 아까운 것들은
당근에서 나눔도 한다.
대단한 결심은 없다.
그냥 오늘 할 만큼만 한다.
# 이게 의외로 좋은 이유
하루에 10개는
생각보다 부담이 없다.
오늘 못 하면 내일 하면 되고,
조금 모자라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건 지금의 나에게 맞나?”
이 질문을 하루에 몇 번씩 하게 된다.
정리는 물건으로 시작했는데
생각이 먼저 정리된다.
그래서 오늘부터 추가해 보려는
아주 작은 플랜 두 개
# 하루에 휴대폰 속 사진 10장 지우기
비슷한 구도,
흔들린 사진,
지금 보면 왜 찍었는지 모를 것들.
추억을 버리는 게 아니라
정리하는 쪽에 가깝다.
휴대폰이 가벼워지면
이상하게 머리도 같이 가벼워진다.
# 하루에 작은 연락 하나
답장 미뤄둔 메시지,
타이밍 놓친 어설픈 안부,
끊어지기 애매한 인연,
몇 년간 연락 한번 없이도
소중한 내 친구들.
길게 안 써도 된다.
“문득 생각나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
관계도
한 번에 정리하려 들면 어렵고
이렇게 하나씩 건드리면 덜 부담스럽겠지..
# 올해를 보내는 내 방식
올해를
완벽하게 정리할 생각은 없다.
다만
조금 덜 쌓인 채로
다음 해를 맞고 싶다.
하루에
나한테는 쓸모를 다한 물건 10개.
사진 10장.
연락 하나.
이 정도면
지금의 나에겐
꽤 괜찮은 속도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