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잊지 못할 그 계절, 그 향기
“엄마, 그걸 왜 드셔?”
내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엄마에게 말했다. 그러자 엄만 살며시 미소를 띠며 말씀하셨다.
“이거? 맛있어서 먹지!”
“엥? 조리도 안 했는데 맛있다고?”
“응, 꼭꼭 씹으면 얼마나 고소한데. 아가씨 때 가끔 영광에 내려가면, 할머니가 언제 올지 모르는 엄마를 위해서 늘 멥쌀을 따로 담아뒀었거든. 그때 생각하면서 먹는 거야. 그때도 한 움큼씩 그냥 먹기도 했었어.”
엄만 밥을 하기 위해 쌀을 풀 때나, 냉장고를 열다 쌀이 눈에 띌 때면 한 움큼씩 입에 넣으셨다. 그러곤 맛을 음미라도 하듯 천천히, 그리고 꼭꼭 씹어 드셨다. 내가 자전거를 타며 아빠를 향한 그리움을 달랬듯이, 엄만 조리도 안 된 생쌀을 씹어 드시며 외할머니를 추억하시는 것 같았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딸을 기다리던 외할머니를 생각하며, 딸에게 줄 밥을 하기 위해 언제든 엄마 몫으로 그 시절 귀하던 쌀을 남겨 놓았던 외할머니의 마음과 마주하며 엄만 할머니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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