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잊지 못할 그 계절, 그 향기
풀벌레가 유난히도 크게 울던 날이 기억 속에서 점차 흐려져가고, 아빠가 가족들 곁을 떠나시던 날도 벌써 30여 년이 흘렀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강산이 벌써 세 번은 변했을 만큼 긴 시간이 어느새 흘러갔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어린아이였던 나는 성인이 되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해 가정도 꾸렸다. 또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며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어도, 난 문득문득 떠나간 아빠가 그리울 때가 있다. 이따금 아빠와의 추억이 떠오르곤 했다.
너무도 오래돼서 선명하지 않고 또 어쩔 땐 이게 진짜 내 기억인지, 아니면 꿈을 꾼 건지 헷갈릴 때도 있지만, 아빠가 생각날 때면 마음이 따뜻해졌다. 난 아빠와의 추억을 좀 더 깊이 떠올리며 아빠를 향한 그리움을 달랬다.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그리움을.
내가 어릴 적, 아빤 나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옆 동네에 자주 갔었다. 그곳엔 우리 마을엔 없는 슈퍼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빤 그곳에서 사탕과 껌, 젤리 같은 간식을 언니들 몰래 사주셨다. 난 슈퍼 앞에 있는 평상에 앉아 아빠가 사준 간식을 발을 구르며 신나게 먹곤 했었다. 그러곤 언니들과 같이 먹을 간식거리를 사서 아빠와 함께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난 이미 아빠가 사준 간식을 먹었는데도, 언니들 사이에 껴서 간식을 얻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그럴 때면 아빤 내게도 똑같이 간식을 나누어 주셨다. 간식을 먹고 온 건 아빠와 나, 둘만의 비밀이었다. 어쩌다 사탕이나 껌이 한두 개 남을 때면 막내라는 이유로 내 몫이 되기도 했다.
그 추억 때문인지, 나는 자전거를 볼 때면 아빠가 생각났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는 게 정말 좋았다.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탈 때면, 아빠의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따스해졌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지치고 힘들 때에도 무작정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면 아빠와 함께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졌다. 마치 아빠가 ‘누가 우리 딸을 이렇게 힘들게 해? 아빠가 혼내줄까?’라고 말하며 날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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