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의 긴 하루
엄마가 책상 앞 의자에 앉아있다.
졸졸졸
책상 밑 그늘에 엎드린다.
바람 솔솔 잠이 솔솔
엄마가 화장실에 간다.
졸졸졸
차가운 타일에 엎드린다.
엄마가 내 머리를 쓰담쓰담
엄마가 부엌에서 음식을 한다.
졸졸졸
얌전히 앉아 기다린다.
부스러기 떨어질 때까지.
엄마가 윙윙 청소기를 돌린다.
이쿵! 최대한 멀리 멀리
현관 앞 내 방석에 피신.
엄마는 센스쟁이
엄마가 침대에 눕는다.
졸졸졸
엄마가 목덜미를 주무르고 배를 쓰다듬고
발가락 맛사지를 하고 발냄새를 맡고 내 코에 뽀뽀를 한다.
긴 긴 하루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