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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봉수 Jul 14. 2024

<단편소설> 섬은 내 고향(3)

제3회 아픈 기억

집으로 돌아온 승호는  책을 책상에  던져놓고  방바닥에 누워 곰곰이 생각했다.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지혜와는 같은 반이었고, 집으로 가는 길에  마을 구판장 뒤쪽  음침한 곳에서 귀에 익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승호는 구판장 뒤쪽으로 뛰어갔다.

여고에 다니는 불량한 누나 3명이 혼자 있는 지혜를 협박하고 있었다.

"너희 아빠가 출판사 사장이니까, 너도 돈이 많겠네. 언니가 급하게 돈이 필요하니까  돈 만 원만 빌려주라."

겁에 질린 지혜는 말했다.

" 돈은 우리 아버지가 많지, 저는 현재 돈이 없어요."

" 소문에 석용팔사장님은  무식한 졸부고, 문학에 대하여는 전혀 지식이 없다고 하는데."

그 소리에 옆에 있는 여자 2명이  깔깔깔 소리 높여 웃었다.

아버지를 욕하는 소리에는 참을 수 없어서 지혜는 고등학생 언니 3명에게  달려들었다.

승호도 지혜와 합심해서 몸싸움을 하면서 고등학생 여자 3명을 멀리 쫓아냈다.

지혜가 승호에게 말했다.

" 승호야! 고마워, 너 아니었으면 오늘 큰일 날 뻔했다. 다친 곳은 없니?"

" 응! 다행히 다친 곳은 없어."

승호는 지혜를 도와주었다는 사실에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일주일 후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하고 있는데, 교감선생님이 승호를 교무실로 불렀다.

승호는 단정한 옷차림으로 교무실로 들어갔다.

교감선생님은  먹이를 기다리는 하이에나처럼 결재서류판으로  승호의 뒷머리를 내리쳤다.

" 승호야! 너는 도대체 무엇하는 녀석이냐,  고등학생 여자 3명이 너를 성추행으로  경찰서에 고소를  

하겠다고 난리다."

"교감선생님! 저는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승호는  앞에 있었던 일을  상세하게 설명을 하였다.

뒤에 이 사실을 알고 교무실로 온 지혜도  승호는 잘못이 없다고  선생님들에게 설명을 하였다.

하지만  교감선생님은 승호와 지혜의 말은 믿으려 하지 않고,  학교가 시끄러워지기 전에  빨리 합의하라고만 반복하였다. 

지혜는  아버지에게  간곡하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석용팔은 만사가 귀찮다는 듯이  모른 척을 하였다.

그리고 지혜에게 말했다.

" 앞으로 승호 같은 놈 하고는  친구 하지 말아라.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녀석이다."

승호는 너무나 억울했지만 하소연할 때가 없었다.

승호의 엄마는  없는 살림에 빚을 50만 원이나  내어서 합의금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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