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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봉수 Jul 15. 2024

골무꽃 - 오봉수

시 1편

골무꽃 - 오봉수 

치매로 요양원 가는 날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

모든 것을 내어주던

등 굽은 엄마의 자리

낡은 골무가 웅크리고 있었다

골무 끼고 꿰매 주던 양말도 울고

창피하다던 양말 주인도 울었다

골무 머리맡에 두고

달빛과 더불어 뒤척이다가

늦게 잠들었다

바늘 끝 같은 서러움

새벽잠 깨어보니

온 방 가득 골무꽃 따끔따끔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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