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 오봉수

시 1편

by 소설가 오봉수

은행나무 - 오봉수


내 나이를 나도 정확히 모른다

사람들은 대충 천년을 살았다고 한다

매년 영양제와 외과수술로 생명을 연장하지만

솔직히 나는 순리대로 살고 싶다

나도 이젠 누군가의 나무의자가 되면서

한 줌의 흙처럼 잊혀지고 싶다

폐경에 가까운 몸으로

매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 너무 힘들다

난 매일 밤

거침없이 날아오르는 새가

가을 냄새처럼 그리운 첫사랑을

데려와 앉았다가 사라지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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