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9.

by 와이와이

2021.12.9.


담배 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하루다.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라고 하면 코끼리 생각밖에 안 나듯 머릿속에 담배가 맴돈다. 지금 같은 텐션으론 하루에 한 까치만 피면 좋을 것 같은데, 막상 담배를 사면 그렇게 못 피울 거라고 생각이 들어 고민 끝에 사지 않았다. 솔직히 조금 후회된다. 왜냐하면 지금 미쳐버릴 것 같기 때문이다. 가방 여기저기 손을 구겨 넣었다. 담배 빼고 생각지도 못한 것은 다 나왔다. 웃기지. 뭐랄까. 하지만 이렇게 피우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구매를 참는 것은 조금 더 쉽다. 이상한 말이지만 담배가 눈앞에 있으면 참기 어렵지만 사는 것은 비교적 참기 쉽다는 의미다. 그게 그거 인 것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과정이다. 구매 참기가 더 쉬운 이유는 담배를 피우고 현실 타격감에 자신을 한심해하는 어느 미래, 나의 모습이 쉽게 상상되기 때문. 아마 담배가 내 눈앞에 있다면 나는 우선 피워버리고 말았을 거다. 후회 하든 말든 중요하지 않았을 거다. 왜냐하면 나는 그렇게까지 인내심을 갖지 못했기 때문.

일기를 매일 쓰면서 점점 능동적 자기 관리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다. 굉장히 파편적인 정보들만 담기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일기를 쓰게 된 시점, 일을 구한 시점이 비슷해서 그런가.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매일의 작은 생각을 쓰는 일 또한 하나의 규칙이 되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것저것 이유를 대자면 몇몇 개 튀어 나오겠지. 아무튼 자기 관리가 중요하다, “능동적 삶의 주체로 사는 것이 좋다”, “담배를 피우니 불쾌하고 머리가 아프다”, “안 피우니 뭔가 상쾌하고 깨끗하다” 등의 이야기를 며칠 동안 쓰고 업로드를 하니 쉽사리 담배에 손을 대지 못하겠다. 그래서 그런 글을 쓴 것을 잠깐 후회하기도 했다. 뭘. 근데 잠깐의 생각이다. 잠깐의 생각이 여러 번 드는 것이 문제인 걸까? 후.

확실히 담배를 멀리 하니 몸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담배 필 때 느끼는 특유의 찌뿌둥함이 없다. 뭔가 젖산이 느리게 쌓이는 기분이랄까. 가래를 뱉는 횟수도 적어졌다. 또 이번 주부터 플랭크, 푸쉬업, 풀업, 스쿼트를 매우 소량이지만 하게 돼서 인지 몸이 조금 건강해진 듯 느껴진다. 이러한 장점들은 정말 신세계다. 몸에 활력이 생기는 기분이라고 하면 정확할 것 같다. 담배가 주는 악영향들에서 벗어나니 다시 그렇게 되기 싫어진다. 담배를 한참 필 때는 내가 이렇게 담배의 단점을 정말 싫어하게 되면 끊기 편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걸 오늘 알았다. 담배는 참는 거란 말이 정말 옳다. 너무 피고 싶어 미치겠다. 모르겠다. 언젠가 다시 담배를 사서 피울지 모르지만, 담배를 사지 않고 하루를 보냈다는 뿌듯함이 들어 스스로에게 칭찬하고 싶기도 하다.

교육은 거의 반을 향해 가고 있다. 4주의 수업 기간이고 곧 2주차가 끝나니. 하지만 나는 3주차까지만 본사 교육을 받고 나머지 한 주는 내가 일 할 곳에서 받게 된다. 인수인계가 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는 이미 반을 넘기고 끝을 향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보름 정도 함께 교육 받는 선생님들과 지내다보니 그새 정 든 것 같다. 어차피 교육이 끝나면 거의 볼 일 없을 사람들이지만. 이런 식으로 잠깐 함께 하고 멀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만남 자체가 헛짓거리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아니겠지. 그냥 이것도 자연스러운 일 중 하나겠지.

틴더에서 만나 연락하던 사람이 있었다. 먼 거리에 사는 사람은 아니고, 적당히 가까운 거리에 사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자전거 타는 트랙을 따라 가면 그 사람이 사는 전철역도 지나갔다. 좋아하는 음식이나 술 취향이 비슷한 것 같았다. 글이나 문학을 좋아하는 점도 비슷했다. 완전 똑같지는 않지만 전공도 크게 따지면 비슷한 영역 안에 있었다. 말도 어느 정도 잘 통하는 듯 하고. 긴 연애 이후 누군가 소통할 사람이 없어 외로웠다. 그러다가 이런 사람과 연락하게 되니 훨씬 마음이 안정되는 듯했다. 그러나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바로 만났으면 좋았겠지만, 사랑니 뽑고 얼굴이 엉망이 된 게 문제였다. 붓기는 물론이고 컨디션도 안 좋았고 뭘 먹는 것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의 생각으로 며칠만 메신저로 연락하고 붓기 조금 빠지면 약속 바로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실현될 찰나 답이 오지 않았다. 대화가 오가는 중 자연스럽게 약속을 잡았으면 좋았을 텐데, 메시지를 읽기조차 안 했다. 처음엔 조금 섭섭했지만, 그냥 그렇게 된 거지, 뭘 어떡해. 그렇게 쓸쓸해진 나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는 슬픈 엔딩. 하하.

졸립다. 공부해야하는데. 30분 끝,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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