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12.
요 며칠 동안 심야에 피곤한 상태로 글을 쓰면서, 이런 상태가 글이 퍼지도록 영향을 주는 것 같아 낮에 써본다. 쉬는 날이기도 하고. 이번 휴무에는 누구를 만나지도, 시내에 나가지도 않는다. 나가봤자 동네서 자전거 타고 치과를 다녀올 계획이다. 지난 주 까지 매주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혼자 진득하게 있을 시간이 부족했다. 공부든 운동이든 휴식이든 혼자 나른하고 정직하게 보내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번 이틀간은 부지런하면서도 게으른 생활을 할 예정이다. 어제 늦게 까지 일을 하다 보니 잠에 취해버려 늦잠을 잤다. 이른 아침 잠시 일어나 양치질하며 그냥 깰 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오늘의 컨셉을 느슨함으로 잡고 싶었다. 게으르지만 찌뿌둥하진 않다.
쓰고 싶은 주제를 생각했는데 까먹었다. 사실 거의 매일 이렇다. 이런 글 써보면 어떨까, 저런 글 써보면 어떨까 심심찮게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쓰려고 앉으면 그런 생각을 한 사실만 떠오르지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꿈처럼. 매일 쓰는 글이지만 30분 동안 한 주제에 대해 집중해서 작성하는 일은 꽤 적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하루하루 하루를 겉핥고 있는 건 아닐까 느끼기도 한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거니까 더 풍부하게 사용하면 좋을 텐데. 앞으로는 주제를 어디에 적어놔서 그 때 그 때 쓰고 싶은 말들을 써보면 어떨까 싶기도.
게으른 듯 있어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몸의 기운이 다른 듯하다. 별 거 안 해도 몸이 왠지 대기 상태에 있는 느낌이 좋다. 그냥 기분적인 탓이 크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중요해 보인다. 자기 긍정감이 생기고 자신감이나 자존감도 덧붙은 것만 같다. 그래서 뭘 해도 좀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 같고. 우울하고 부정적일 때에는 허무함을 많이 느꼈다. ‘저거 해서 뭐해. 한다고 크게 달라지나?’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그래서 결국 제일 많이 하는 행동이 삐딱하게 앉아서 핸드폰 보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표류하고 게임도 실컷 한다. 의지도 기력도 없는 상태에 빠져 있으면서 그런 자신을 원망하기도 하고. 그런 것보다는 별거 아니어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사는 게 백배는 낫다.
매일 글을 쓰며 항상 신경 쓰이고 잘 안 되는 게 문장 끝에 ‘~같다’를 쓰지 않는 일이다. 나의 감정이나 생각을 서술함에도 불구하고 확신이 없는 건지 여운을 많이 남기고자 하는 건지 확실하게 표현해두기가 어렵다. 혹은 추상적인 단어를 다루기에 1+1=2 같은 명제처럼 단언하기 애매해지는 느낌이기도 하다. 추상적인 말, 형이상학 적인 일들을 단언하는 어투로 만지기에 망설여지는 이유는 그 말 안에 경우에 수가 많기 때문 아닐까. 예를 들어 ‘우울’이라는 말이 두 글자로 표현은 되지만 실제 우울이라는 단어, 감정이 갖는 경우와 생기는 경우, 경중이 사람마다, 상황마다 모두 다를 것이기에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니면 함부로 확정지을 수 없는 것이다.(내가 쓸데없는 노파심이 큰 것일 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유가 없는 건 아니다. 그래도 앞으론 조금 더 신경써봐야지. 왠지 서술을 더 구체적으로 하다 보면 나에게 정확한 표현이 되어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흠. 일단 그러기로.
최근에는 양치질을 하루 3회나 4회씩은 꼭꼭 한다. 원래 아침, 밤 두 번만 해왔는데, 치과를 다니면서 그렇게 살면 큰 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썩거나 깨진 것들 투성인데 이거 계속 방치하면 진짜 다 임플란트행이 될 것만 같단 느낌이었다. 양치질은 그래서 최소 세 번씩, 리스테린은 하루 두 번씩 사용한다. 최대한 입 안이 뽀송할 수 있도록 한다. 담배도 적게 하고. 이번에 새로 받은 전자담배의 액상이 꽤 달아서 입 안이 얼얼할 지경이다. 연초를 안 피워서 꽁초나 냄새가 없는 게 좋지만 맛이 단 점은 진짜 별로다. 덕분에 양치질을 더 꼼꼼히 하게 된다. 내일도 치과에 간다. 내일은 왼쪽 윗 어금니에 레진 해 넣었던 것이 터지고 깨져서 그거 만지러 간다. 레진이랑 썩은 부위 긁어내고 아마 위에 다시 해 넣을 것 같다. 저번에 치과 의사쌤이 그렇게 얘기했던 것 같다. 나야 잘 모르지만, 잘 해주겠지. 이제 매년 스케일링도 두 번씩 받고 그럴 것이다. 이빨로 큰 스트레스 없이 사는 것만 해도 다행일 것이다.
오늘은 이제 공부하고 집에서 운동 조금 하고 자전거도 타고 올 것이다. 드로잉도 다서 여섯 개 정도 해놓고 다음 주 결혼식에 입고 갈 목폴라도 주문해야한다. 깔끔하게 하얀 색으로 사려고 한다. 시간이 남으면 몇 가지 더 할 일들이 있지만 일단 오늘은 이 정도. 하려고 적은 일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좀 부지런하게 해야 할 것 같다. 하기 전에는 어려워보여서 시작하기가 참 힘든데 막상 하면 꼭 그렇지 않다. 나에게는 시작하는 습관과 용기를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낮에 글을 쓰니 할 말을 명확하게, 끝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선 피곤하지 않으니까. 글을 재밌게 썼다. 오늘 시간은 이제 끝.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