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5.
크리스마스다. 일기를 한 3일 정도 안 썼다. 정신없는 시간들이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자 약 한 달 동안의 교육과 인수인계 레이스가 끝난 상태로 맞이하는 첫 휴일. 원 방학의 시작 날이다. 여러 일들이 있었다. 잠을 줄이며 외우고 ppt를 만들던 시간들, 처음 만난 사람과 가졌던 이브의 술자리, 아이들과 함께 하며 놓친 정신 줄을 놓은 순간 등. 아. 이 시간들을 버텨온 내가 참 자랑스러운 동시에 앞으로의 일들이 두렵기도 하다. 여태 했던 일들은 타인과 함께, 타인의 도움을 받으며 어떻게 해내온 것들인데, 앞으론 혼자 해야 한다. 홀로 걸어가는 길, 어떨지. 설레기도, 두렵기도,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오늘은 정말 아무 것도 안 하고 쉰다. 수업의 끝, 발표와 시험이 임박했을 때부터 인수인계의 마지막 날까지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잘 쉬질 못해서 이 날만을 고대했다. 아아아아아 무것도 안 하는 날. 시간 낭비하는 날. 유튜브 보거나 게임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싱어게인2의 클립들을 쭉 보았다. 여러 가수들이 나와서 평가를 받기를 반복. 떨어진 사람도, 당연하게 디는 사람도, 떨어졌지만 기회를 받은 사람도 있었다. 시즌1때보다 많은 가수가 나오고 자신만의 칼을 갈고 온 것처럼 보였다. 진짜 한 시간 넘게 보았는데, 그 많은 가수들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은 음정이 틀리면서도 개의치 않고 노래를 부른 사람이었다. 그 사람에게 중요한 건 스킬보다는 가사, 감정의 전달로 보였다. 가사 전달, 감정 전달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방법들을 써서 부르는 느낌이었다. 한 마디 한 마디 정성껏. 듣다보니 가창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춤에도 불구 스킬이 우선순위가 아녀 보였다. 우아한 서투름인가 아님 자기다움을 찾은 결과인 걸까. 고등학교 음악 선생님이라는데,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분인 것 같고, 솔직하고 순수한 사람일 것 같다.
나도 저 사람처럼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다.
“반가워. 나는 무언가야. 나는 너를 알지. 나는 너를 잘 알지. 너는 지금 무얼 하고 살고 있지? 너는 너 자신에게 떳떳한 사람이니? 너를 잘 알고 있는 나는 너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도 알고 있지. 너는 이렇게 생각할거야. 잘 모르겠다고. 어떨 때는 너 자신이 떳떳하기도, 어떨 때는 부끄럽기도 하다고 생각할거야. 한 마디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너의 생각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거야. 너는 이런 사람이기도 저런 사람이기도 해. 나는 이해한다. 그게 보통 사람이니까.”
"Nice to meet you. I'm something and I know you very well. What are you doing right now? Are you a proud person to yourself? Knowing you well, I also know what you're thinking. You will think like this. ‘I don't know.’ Sometimes you'll think you're proud of yourself and sometimes you're ashamed of yourself. One thing I can tell you is that your thoughts are not wrong. You are this kind of person and that kind of person. I understand. Because that's a normal person."
크리스마스 헌정 그림을 그렸다.
좋아하는 대상을 넣고, 의미를 부여할만한 것들을 생각해서 그렸다.
요즘엔 그림에 밤이 자주 등장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