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9.
오늘도 수업하고 퇴근 후 집에서 업무를 보았다. 좀 졸린 것 빼고는 괜찮다. 수업은 항상 정신없지만, 아이들과 친해지는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다. 아이들과 눈 마주치는 것도 편해지고 웃고 장난치기도 한다.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아이들에게 느껴진다. 그 안에 함께 있으면 진짜 포근한 베개에 파묻힌 느낌이다. 정말로.
내가 맡은 몇 십 명의 아이들 수업 과정에 대한 글 브리핑을 다음 주 매일, 수업이 끝날 때마다 올려야 한다. 그래서 이번 주는 브리핑을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것 때문에 매일 퇴근 후에도 일하는 거다. 아이들이 무슨 과정을 거쳤는지 사진을 찾아보고 각 수업 때마다의 특이점을 찾는다. 오래 걸리고 지루하지만, 학원 교사에게는 좋은 과정처럼 느껴진다.
문제는 업무 처리하는 나만의 방식이 아직 없다는 점, 아이들과 친해지는 단계여서 파악이 온전히 되지 못한 점이다. 어느 정도 내 안에 그림이 그려져야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며칠 동안은 타자를 치지도 못했다. 노트에 이름/나이/주 손/작업 내용을 연필로 적고 빨간 펜으로 특이사항을 기록했다. 이 시간도 꽤 오래 걸리고 전부 하지도 못했다.
대신, 그 과정에서 저절로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함을 느꼈다. 일의 가닥을 조금씩 잡기 시작한 거다. 그래서 퇴근 후에는 노트에 기입하기 보다는 바로 타자를 치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아직 네 명 밖에 못했지만, 출근 후 수업 전 시간이나 퇴근 후 시간을 활용하면 이번 주 내 꽤 많이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다행이면 다행일 수도 있는 점은 매일 일기를 쓴 게 여기서 효과를 발휘한다고 느껴진다는 거다. 문장을 만들어내는 데 크게 힘들지 않다. 오히려 일종의 취미처럼 느껴지기도. 전보다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도 적어지고, 문장의 구조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데에서 재미를 보기도 한다. 부모님께 작은 편지를 쓴다는 기분으로, 작업 노트를 작성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그러니까, 글쓰기가 업무의 일부라는 게, 어찌 보면 참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매달 아이들이랑 지낸 과정을 베이스로 편지를 쓰면 되니까. 그리고 아이들이랑 친해졌다고 느껴진 게 아이들이 간혹 나에게 몸을 기대거나 툭툭 치기도 한다. 그럴 때 뭔가, 나의 노력이나 시간이 헛되지만은 않았구나, 하는 기분이 들어서 안심이 된다.
오늘도 길이가 짧은 글을 썼다. 호흡을 더 길게 가져가면 더 적어 내려갈 수도 있겠지만, 사실 지금은 꽤 피곤하다. 벌써 1시인걸. 집중력도 약해졌고. 오늘은 어제보단 빨리 자고, 체력을 비축해 두어야겠다. 그래도 보람찬 하루였다. 이런 날들이 나에게 주어져서 감사하다. 종교는 따로 없지만. 어제, 오늘은 글이 짧아지는 것에 대한 변명으로 글이 끝나네. 그럴 수 도 있지, ㅋㅋ.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