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박살 일기 ^-^

by 와이와이

2022.1.28.


멘붕일기


와. 오늘 진짜 역대급이었다. 초반에는 그런 조짐이 없었다. 아침 일찍 치과 진료도 보고, 제일 먼저 출근해서 청소도 열심히 했다. 수업도 큰 어려움 없이 했다. 오히려 조금의 여유를 부릴 느낌이기도 했다. 총 4교시까지의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문제는 3교시부터 생겼다. 세 명의 아이가 있었고, 그 중 한 명은 무조건 잘 하는 아이었다. 문제는 나머지 두 명. 지난주에는 분명 큰 힘이 들지 않았던 아이들이었는데, 이번 주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도통 잡히지도 않았다. 아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하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하였기에, 원하는 대로 진행하였는데, 이게 큰 오산이었다. 점점 산으로 가더니, 나중엔 돌이킬 수 없는 큰 장벽이 되어 나를 내리 눌렀다. 시간 분배도 안 되고 결과물도 엉망으로 나오는, 개 폭망 18. 진짜 등줄기로 식은땀이 흐르고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게 느껴질 정도로, 어머니들 뵈어야 하는데, 어떡할지 모르겠는, 그런 상태로 그 교시를 끝냈다. 쉬는 시간에도 업무 처리를 해야 하는데, 우리 교실에는 원장님이 서 있었다. 아이들 그림 지도에 대한 이야기였다. 자세히는 언급할 수 없지만, 대충 선생님의 손이 더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 3교시에서 얻어맞은 부위를 원장님과의 몇 분간의 대화에서 더 쳐 맞는 기분이 들었다. 하하. 그리고 대망의 4교시. 여기는 원래 난장판 수업이다. 아이들이 모두 제멋대로이기 때문. 분명 그래도, 지난주까지는 정신은 없었지만 어떻게든 할만 했던 것 같았는데, 오늘은 전혀 아니었다. 두 명이 이전 작업을 못 하겠다고 징징거려서, 새로운 작업을 시켰는데, 둘 다 거기서 꼬였다. 그럴 거였으면 차라리 이전 작업을 계속 시킬 걸, 하는 후회가 크다. 한 명은 도통 방향을 못 잡아서 결과물이 이도저도 아니었고, 또 한 명은 3d펜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나중에 집에 안 가겠다고 떼를 쓰며 계속 울어서 통제를 못 하였다.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수업은 끝나고, 부모님들은 기다리는 상황에서, 아이는 계속 울고, 나가지도 못하고.


난장판인 교실을 뒤로한 체 집으로 왔다. 내일 일찍 가서 청소 해야지. 집에 오는 길에, 집에 와서, 계속 문제점을 생각했다. 이런 사단이 난 이유는 나에게 있다. 내가 아이들에게 너무 유하게 대해주었던 게 화근이었다.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확실하게 이야기 해주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결국 아이들에게 끌려 다닌 꼴이 되고 만 것이다.


나이가 어린 아이일수록 확실하게 리드해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가이드의 정도가 아이에 따라 다른 건데, 나는 그런 부분에서 너무 유했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미술 교육의 이상이랑 학원에서 원하는 그것은 전혀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좀 확실히. 이건 내가 진작 인지했어야 하는 부분이다.


아이의 생떼를 절대 받아주지 말아야지. 하... 돌이켜 생각해보아도, 어머님들의 얼굴을 회상해볼수록 1818 욕이 나온다. 아. 진짜 이러면 안 된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하루다.


잠에 금방 들 지는 모르겠으나, 내일 아침수업이 있으니 어서 자야지. 내일은 더 잘 해봐야지, 어떻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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