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5.
토요일. 오늘은 일기를 늦게 쓴다. 토요일의 일기는 자정 근처에서 시작해서 일요일의 첫 단추를 잠그는 역할을 할 거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콜리에>를 1장 까지만 보고 글을 쓰러 왔다. 피곤하기 때문이다. 눕고 싶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퇴근한 후 샤워와 방 청소를 마치고 실내자전거 10km를 달리며 출퇴근 때 보던 책 한 권을 끝가지 읽어버린, 여태까지 힘에 붙여 토요일에는 아무것도 못 하던 일상보다는 보람찬 생활을 한 하루였다. 수업도 나쁘지 않았고. 원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해나가는 과정 중인 것 같다. 순조롭다. 퇴근이 끝나고선 , 왠지 기분이 좋았다. 기진맥진한 상태였지만 우울하지도 않았고. 실내자전거를 열심히 탄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체력이 조금 좋아진 기분이다. 덕분에 앞서 얘기한 것처럼 보람찬 일과를 보냈고. 그런 일과를 보내며 지금은 정말로 피곤함을 느낀다. 어서 눕고 싶다.
내일은 틴더에서 만난 친구와 술을 먹는 날이다. 지난 일요일, 수요일에 이어 세 번째 만남 겸 술자리다. 솔직히 얘기해서, 이 친구와 연인 관계로 발전할 지는 잘 모르겠다. 별로 연락을 자주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번뜩이며 설레는 감정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원래는 한 시에 만나서 전시도 보고 하기로 했는데, 갑작스레 일정이 생겼다며 저녁으로 약속을 옮기는 그녀였다. 그것도 그렇고, 숙취에 시달리는 체질인데 만날 때마다 술을 먹는 것도 부담이 된다. 어쩌면 나는 혼자만의 일상에서 견디지 못하고 어딘가에 의존, 의지하기 위해 누군가를 원하는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 자신에게 권태를 느끼는 지금이다.
어쨌든 내일은, 그 앨 만나러 갈 거다. 족발을 먹기로 했고, 막상 만나면 재밌겠지. 순간의 쾌락이겠지만. 몰라, 언젠가 우리가 연인이 된다면 혹시 그 사람이 이 글을 볼 지도 모르겠으나, 지금은 전혀 모르겠네. 안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대도 없다. 아무튼 내일은 그 사람을 만나러 간다. 약속 시간 전에 미리 나가서 교보문고에 들릴 생각이다. 몇 가지 책들 구경이나 좀 해 봐야지. 민음사에서 나오는 작은 사이즈의 소설이 있는 지도 좀 찾아볼 생각이다. 그 시리지는 사이즈도 작고 저렴하면서, 내용은 원래 사이즈의 것과 똑같기 때문에, 휴대성의 측면과 내용적 측면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약속 시간이 늦어진 만큼 그 전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면 좋을 것 같다.
실내 자전거와 독서, 영화 시청, 업무 정리, 간단한 운동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일상, 일과를 부지런하게 보내는 일이 주는 보람찬 기분이 좋다. 요즘 그래도 꾸준히 하는 활동들이 영양분으로서 나에게 보탬이 된다고 느낀다. 아무튼.
용두 사미 느낌의 글이 되어 버렸 지만, 그만 잘란다. 재미없어졌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