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6.
그런데 잘 지내니. 지금은 2월 7일인데, 나는 6일의 일기를 쓰고 있다. 뭐, 곧 세시야. 존나 늦은거지. 오늘은 비속어를 쓰고, 거친 말투로 문장을 맺을 거야. 왠지 지금은 그러고 싶은 기분이거든. 아, 이렇게 미리 얘기하는 게 오히려 polite 한 건가? 뭐, 어쩔 수 없나봐 나는, 그런 사람인건 가봐. 이 18.
그, 틴더 친구랑 오늘 모텔을 갔다. 숙박으로 4만원을 결제했지만, 1시 반 무렵에 나왔다. 그런데, 뭐 별거 한 것도 없다. 그냥 영화만 보고 나왔을 뿐. 쟝고. 쟝고는 타란티노 버전으로 보았고, 이전에 한 번 본 적이 있다. 그 친구는 4번인가 5번 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란티노를 좋아하는 한 펜으로서 나와 함께 또 본 거다. 영화는 재밌었다. 오랜만에 또 보아도. 전 여자 친구랑 신촌의 어느 모텔에서 보았는데, 이번엔 시청의 어느 모텔에서 보았네. 쟝고는 나와 모텔로 이어진 존재다.
그 친구의 몇 몇 개인적인 이유로 돌연 방에서 나오게 되었다. 함께 하룻밤을 있을 줄 알고, 편의점에서 화요랑 과자 몇 가지를 구매하였는데, 그리고 롯데리아 햄버거도 샀는데, 반 이상은 버리고 나왔다. 아까운 것들. 생각보다 양이 적은 그녀였다. 몇 몇 과자들은 그냥 봉지 째 챙겨서 나왔다. 뭐 그래봤자 치토스랑 썬칩, 빼빼로 같은 것들인데, 그 것들은 내 취향의 것들이라 혼자 먹으면 그만이지. 그래도 생각해보면 오늘 걔랑 있느라고 쓴 돈이 꽤 많다. 많은 만큼의 만족은 얻지 못하였지만.
그렇다고 후회가 막심하진 않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합리화인가. 돈을 지불한 기억보다는 아무래도 이야기하면서 생겼던 재미있는 지점들을 더 기억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확실히 재미있긴 했다. 얘기하다보면 생각보다 서로 좋아하는 것들의 코드가 조금씩 다른 게 티가 나는데, 그래도 또 어딘가는 맞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 그런 것들에서 생기는 웃음이 좋았고, 가장 중요한, 감성적인 부분에서의 코드가 잘 맞는 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래봤자 항상 아쉬운 마음으로 끝나지만.
그렇다. 세 번의 만남에서 항상 아쉽지 않은 적이 없었다. 보통, 코로나 때문에 밤 아홉시까지의 가게 영업 때문에 원하는 만큼의 음주를 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오늘은 그런 와중에 굳이 방까지 잡았는데, 까먹었던 스케쥴이 떠오르면서, 혹은 집 안의 일들이 겹치면서 중간에 나와 버린 거다. 어쩌면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굳이 같이 있어준 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개운한 기분은 아니다. 새벽 할증이 붙은 택시비를 내고 집에 온 것도 별로 유쾌하지는 않은걸.
그녀와 나의 만남에서 비용적인 부분을 낫낫이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헤테로로서, 여자를 만나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니까. 그리고 어느 정도 나의 만족도에 부합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그런데, 뭔가 그녀와의 거리감이 항상 있는 기분이다. 걔가 조심하는 걸지도, 혹은 내가 다가서지 못한 걸지도. 아무튼 몇 가지의 요인들이 있겠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찌 보면 헛짓거리나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계속 그런 의문이 드는 것은 개인적인 문제일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겁이 나는 관계다. 가벼운,
그래서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은 세시 십분 전이고, 엄청 피곤한 상태로, 내일 아침 열시 반에 치과 예약이 있고, 진료가 끝난 후에는 휴무일인데도 불구하고 출근하여 연구작을 끝내야 하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나는.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정리와 서류 작업도 해야 하고. 그리고 그 여자애와의 관계에서, 내 바람 만큼의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냥, 이런 거리감을 감수하면서 치러야하는 시간적, 금전적 비용이 합리적인지 잘 모르겠다. 혹자는 말하겠지, 이성을 만날 때 합리적인 타당성이 과연 올바른 판단 기준일까? 지랄하지 마라. 내 감정은 내 것이다. 내가 애매하면 애매한 거다.
그나저나 이런 나의 상황에 관심을 가져줄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이건, 몇 십분을 피곤한 상태에서 써내려가는, 시간낭비의 한 가지 방법이겠지. 아무튼, 안녕, 내일은 바쁘고 잠은 오래 못 잔다. 시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