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8.
아침에 목이 아프고 가래가 끓었다. 문득 가래 말고 카레를 끓였으면 맛있게 먹었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 문장부터 주제가 흐려지는 오늘이네? 어제 밤엔 살짝 몸살 기운이 있는 것 같아서, 테라플루를 먹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생각보다 약의 기운이 받지 않은 것 같았다. 잠은 오래 잤는데, 뭔가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목이 걱정되어 스카프까지 하고 잤지만, 까끌까끌한 목구멍과 계속 끓어 나오는 가래침 때문에 영 개운한 기분을 느낄 수 없었다. 음주, 적은 수면, 운동이 없는 하루가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줄이야.
문득 생각난 건, 혹시 내가 코비드에 걸린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의문이었다. 무서웠다. 어제 밤에 원장 선생님이 신속 항원 검사를 받으라고 한 게, 그 때에는 꽤 귀찮았는데, 고마워졌다. 덕분에 제가 코로나 검사를 신속히 받았습니다, 선생님. 일어나자마자 부랴부랴 챙겨 입고 검사 받으러 갔다. 조금만 늦었으면 꽤 오래 기다릴 뻔 했는데, 다행이었다. 자가진단키트는 학원에서 한 번 해봐서, 검사를 받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결과는 음성. 다행이었고 정말, 왠지 컨디션이 좋아진 기분이었다.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정신없는 오전이었다.
학원일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지난주부터 아이들 작업에 개입을 많이 해서 진도를 쭉 쭉 빼는데, 이렇게 하는 게, 작업 속도와 아이 만족도, 부모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칠 줄 몰랐다. 작업 난이도가 높던 낮던, ‘순조롭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결과물 퀄리티에 신경 쓰기보다 아이와의 상호작용에 대해 대면 브리핑 때 자세하게 얘기해 주는 게 어머님들의 반응을 끌어내는 데에 효과가 좋았다. 마지막 타임에는 상담 시간이었는데, 이 것도 많이 적응이 된 느낌이다.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목이 아픈 것 빼고는,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그래서 보람찬 시간이 되는 것 같다. 어머니들의 관심은 말이 필요 없고.
돌아와선, 밥을 먹고 자전거를 타며 책을 보았다. 하루를 걸렀는데, 되게 오랜만에 타는 기분이 들었다. 처음엔 페달을 밟는 게 무겁게 느껴지고 허벅지가 아파오는 기분이 들지만, 타다보면 그 것도 적응된다. 평소에 보는 유튜브를 켜 놓고 보면서 탔다. 책은 왠지 안 끌려서. 유튜브 영상을 다 보고 나서야 책을 들었다. 둘 다 너무 재미있었다. 책을 본 시간이 길지 않아 아쉽지만, 그래도 본 게 어디야. 나는 나의 행동에 대한 기대치를 꽤 낮추었다. 책을 본 것만으로 나에게 칭찬하는 습관은, 적어도 자존감을 올리는 데에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연구작 발표를 했다, 낮에. 발표가 끝나고 나니, 한 결 마음이 편해졌다. 이제 2주 동안에는 글 브리핑에만 몰두하면 된다. 아이들 작업 과정 정리하고, 2월 달 폼도 만들 생각이다. 미리미리 조금씩 해나가면, 이번 달에는 저번 달 보다 훨씬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번 달에는 근무 외의 시간에도 일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였다. 이번에는 정성은 들이되, 속도를 빠르게, 효율적으로 작업해서 가급적이면 학원 바깥에선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일을 대충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는 의미다.
요즘엔 그래서, 그런 고민들을 하고 산다.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실행이지만, 그만큼 전략을 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얼 먼저 하면 좋을까. 1. 아이들 작업과 부모님 반응 정리, 2. 폼 만들기, 3. 문장 만들기. 한 작업 당 세 문장, 네 문장을 할애해서 양을 채우는 것도 방법이 될 거다. 혹은 주요한 작업에 많은 공간을 할애하거나. 폼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인사말, 맺음말을 미리 작성해서 복붙으로 양을 채우는 것. 앞, 뒤가 생기면 글의 모양새는 봐줄만 하다. 내일부터 2주 동안의 목표는 글 브리핑 만들기과 연구작 하나 완성하기. 조금만 패턴을 정하면 효율이 생기리라 생각하고, 그러길 바란다.
그런 패턴과 효율이 생기면 곧장 부업에도 조금씩 힘을 줄 생각이다. 시간은 금과 같아서, 자투리를 잘 활용해야 한다. 부업은 그렇게 활용하기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다. 부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 아무튼, 자정이 지났는데, 운동을 해서 그런지 눈커플이 무거워진다. 내일은 제발 일찍 일어나면 좋을 텐데. 조금 피곤해도 이불을 걷어차고 벌떡 일어나는 아침이 되면 좋겠다, 제발. 아무튼, 글은 충분히 쓴 것 같다. 그럼 이만.